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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바이오 대어' 연연 않는다, 이승주 IPO '눈높이 재도전' 승부수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5-01-07 17: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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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이사가 회사의 기업가치를 낮춰 기업공개에 재도전한다.

첫 도전 당시 주요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임상 시험 과정에서 중대 이상사례가 발생한 사실이 기관 수요를 위축하는 요소로 작용했는데 두 번째 도전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름테라퓨틱 '바이오 대어' 연연 않는다, 이승주 IPO '눈높이 재도전' 승부수
▲ 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이사(사진)가 기업공개를 철회한 지 1개월 만에 다시 추진한 것을 놓고 승부수를 띄웠다는 시선이 나온다.

7일 오름테라퓨틱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이 17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격을 결정하고 2월4일부터 5일까지 기관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청약을 실시하기로 했다.

오름테라퓨틱이 이번에 제시한 주당 공모희망 가격은 2만4천~3만 원이다. 전체 공모주식 수는 250만 주로 조달 자금은 공모 희망가를 기준으로 600억 원에서 최대 750억 원이다.

오름테라퓨틱이 기업공개에 재도전하는 것은 지난해 11월29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낸 지 약 한 달 만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2월23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면서 기업공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승주 대표가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하면서 공모가격을 낮춘 것은 기업가치를 낮추더라도 상장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 아래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지난해 처음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을 당시만 해도 공모 희망가격은 3만~3만6천 원, 전체 공모 주식수는 300만 주였다.

이에 따른 조달자금 규모는 900억~1080억 원인데 이번과 비교하면 자금 조달 규모가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됐다.

오름테라퓨틱이 기업가치를 낮췄다는 사실은 주당 공모가격의 할인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오름테라퓨틱이 이번에 제출한 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주당 평가금액은 8만6388원으로 직전 평가금액 6만9595원과 비교해 24.13% 상승했다.

하지만 주당 공모 희망가격은 16.67% 하락했다. 할인율이 기존 최대 56.89%에서 이번에 72.22%까지 높아진 셈이다. 최대 할인율끼리 비교해보면 이번 기업공개 과정에서 할인율은 15.33%포인트 확대됐다. 

사실상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던 원인으로 알려진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관련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해 상장에 처음 도전했지만 사실상 기관의 수요예측 참여 부진 탓에 기업공개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오름테라퓨틱의 유방암 신약후보물질인 ORM-5029의 미국 임상 1상시험 과정에서 중대한 이상사례(SAE)가 발생해 오름테라퓨틱이 환자 모집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공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ORM-5029는 항암효능이 있는 단백질분해제(TPD)를 종양 특이적 항체에 접합시키는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진 단백질분해제항체접합체(TDC) 후보물질이다.

해당 물질은 오름테라퓨틱이 기존 단백질분해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차별화한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물질이었던 만큼 후보물질에 대한 우려가 수요예측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름테라퓨틱이 이번에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면서 해당 후보물질과 관련한 미래 매출을 예상 매출에서 제외시켰는데 이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오름테라퓨틱 '바이오 대어' 연연 않는다, 이승주 IPO '눈높이 재도전' 승부수
▲ 오름테라퓨틱은 표적단백질분해와 항체-약물접합체의 장점을 취합해 단백질분해제 항체접합체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오름테라퓨틱이 개발한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관련 이미지. <홈페이지 갈무리>

오름테라퓨틱은 “중대한 이상사례는 프로젝트 특성에 국한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이전 계약의 향후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달성 및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눈높이를 낮춰 상장을 강행하려는 데에는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름테라퓨틱의 주요 사업인 표적단백질치료제는 세계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차세대 모달리티(치료수단)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미 세계적 제약사와 2건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처음 기업공개 도전할 당시 투자 한파가 불었던 바이오업계에서도 오름테라퓨틱만은 ‘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름테라퓨틱이 기업공개에 서두르는 이유는 후발주자를 포함해 세계적 제약사들도 연구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기존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오름테라퓨틱 증권신고서를 통해 조달자금 600억 원(공모가 하단 기준) 가운데 408억 원을 연구개발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실상 모집 자금의 3분의 2이상을 경쟁력 확보에 쏟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존 투자 유치과정에서 발행한 상장전환우선주(RCPS)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엑시트(자금회수)를 요구했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상장전환우선주는 보통주에 없는 상환권과 전환권을 갖고 있는 우선주식을 뜻하는 말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와 이익잉여금에 대해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기업공개 시점에 맞춰 우선권을 계약서 비율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하고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 회수가 진행된다.

오름테라퓨틱도 2023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상장전환우선주부채와 전환우선주 부채를 더해 약 1854억 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상장전환우선주부채와 전환우선주부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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