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5-01-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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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수한 전 국회의장 국회장 영결식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 여권의 잠룡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공고해지고 있다.
보수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들을 향한 지지세가 분산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와 보수진영 차기 대권주자들 사이의 지지도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다만 대선이 치러지면 보수 지지세 결집이 이뤄져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대표로서는 중도 지지층 외연을 확장하는데 힘써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5년 들어 5일까지 발표된 모든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를 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보수진영 대권주자들을 큰 격차로 제치고 1위를 독차지한 것으로 나타난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 1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는 40%의 지지를 얻어 홍준표 대구시장(8%),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7%), 오세훈 서울시장(5%) 등 보수진영 인물들을 압도했다.
메타보이스가 같은 날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대표를 꼽은 응답이 33%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7%),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오세훈 서울시장(각각 5%), 홍준표 대구시장(4%) 등과의 격차가 25%포인트 이상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공개적으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과의 3자 가상 대결을 펼쳐도 50%에 가까운 지지를 얻어 승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2일 발표한 차기 대선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3자 구도를 가정했을 때 이재명 대표 50.9%, 홍준표 시장 24.4%, 이준석 의원 10.4%로 조사됐다.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3자 구도를 가정했을 때에도 이 대표 49.8%, 한 전 대표 21.8%, 이 의원 12.4%로 이 대표가 한 전 대표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가정한 3자 대결 조사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49.2%로 오 시장 지지도(26.0%)보다 20%포인트 이상 더 높았다. 이 대표와 오 시장에 이어 이준석 의원은 10.2%로 나타났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실시된 2017년 대통령선거 결과를 고려할 때 이 대표로서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41.08%의 득표율로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24.03%)를 상대로 승리했다. 하지만 안철수(21.41%), 유승민(6.76%), 심상정(6.17%) 등 다른 후보들 득표율까지 계산하면 지지도는 범보수 51% 대 범진보 47.25%였다.
더구나 윤 대통령 탄핵정국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상승하는 모양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2일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이 47.8%, 국민의힘은 30.4%였는데 국민의힘 지지도가 2주 전보다 4.6%포인트 상승한 반면 민주당 지지도는 2.6%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수사와 탄핵심판이 진행되면서 보수층의 지지세가 국민의힘을 향해 결집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또 조기 대선이 언제 실시되느냐에 따라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2심 재판 결과가 나와 판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 대표가 2심에서도 유죄를 받는다면 현재 압도적인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보수 후보가 하나가 되면 이재명은 이길 것”이라며 “조기 대선이든 정상 대선이든 늘 준비되어 있다”고 이 대표와의 대결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이 대표가 나왔을 때 가장 대결하기 쉽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비호감도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3일 유튜브방송 신용산객잔에서 “차기 대선주자 양자대결 여론조사들을 보면 이재명 대표가 50%를 못 넘고 ‘없음·모름’이 20%포인트 이상 나온다”며 “여권 후보들이 반(反) 이재명 표를 모을 수 있다면 해볼만하다고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대표로서는 무당층이나 중도층까지 지지층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는 진단이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은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보수층이 여론조사에서 이탈해 (진보층) 과표집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데도) 모든 조사에서 이 대표 지지도가 40%대에 머물러 있다는 건 지지층 확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여론조사는 MBC의뢰로 2024년 12월29일과 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에게 무선(100%)·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메타보이스 여론조사는 경향신문 의뢰로 12월28일과 29일 성인 1020명을 대상으로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2024년 12월30일과 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무선·ARS(자동응답)·RDD(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