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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적 연준'과 '내수부진' 사이에 선 한은, 이창용 복잡해진 금리인하 셈법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4-12-19 16: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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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준금리 인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탄핵 정국 속 내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
 
'매파적 연준'과 '내수부진' 사이에 선 한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복잡해진 금리인하 셈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매파적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내수 부양 사이에서 통화정책 방향성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태도에 원/달러 환율마저 치솟으면서 인하 카드를 쉽사리 꺼내들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19일 한국은행 안팎에 따르면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내년 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준은 현지시각으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올해 9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연준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서는 내년 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조정하면서 향후 속도 조절에 나설 의지를 보였다.

이 같은 연준의 모습은 최근 예상치를 웃돌고 있는 물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물가가 다시 자극될 수 있는 상황을 반영한 탓이다. 

증권가도 이번 연준의 결정을 두고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시점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물가에 대한 연준의 입장은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며 “물가 우려가 예상보다 강하게 부각됐다는 점에서 2025년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매파적으로 돌변한 연준의 태도는 내년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1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창용 총재에게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애초 시장은 가뜩이나 좋지 않은 국내 경기 상황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이 총재가 내년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기대와 달리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은 이 총재가 금리 인하 카드를 섣불리 꺼내들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씩 2번 내리고 한국은행도 이에 맞춰 기준금리를 2번 내린다고 가정했을 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보다 먼저 열리는 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카드를 선제적으로 쓴다면 남은 기간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데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 총재도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월 금리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물가와 환율, 경기, 가계부채 등의 데이터를 확인할 것이다"며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과 속도 등도 고려해 인하 시기와 폭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잡히지 않는 원/달러 환율도 이 총재와 금통위원들의 통화정책 운용 여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 사태 이후 1400원대에서 고착화하고 있었는데 이날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단숨에 1450원선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화하면 강달러 현상이 한층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총재가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매파적 연준'과 '내수부진' 사이에 선 한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78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복잡해진 금리인하 셈법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점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를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방준비제도>

가계부채가 내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는 점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게 만드는 대목으로 꼽힌다. 

탄핵 정국으로 정부가 예전과 같이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대출 조이기를 하기 쉽지 않자 은행들은 내년 1월 실행분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제한 조치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 총재와 금통위원들이 내년 첫 금통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이날 연준의 금리 인하로 인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 폭이 1.75%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줄면서 통화정책의 여력이 다소 생겨났기 때문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은 연준과 달리 인하의 횟수를 늘려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며 “한국은행은 계엄령과 탄핵 이후 고환율을 경험하면서도 적극적 정책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어 미국과 별개로 내년 1월 인하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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