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가 밸류업지수 추가 편입에 성공하면서 외국인투자자 재유입 등 시장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정치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정책적 불확실성을 높인 악재도 개선되고 있다.
▲ KB금융지주가 16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밸류업지수 특별 편입종목에 포함되면서 외국인투자자 등 시장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는 KB금융을 포함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KT, 현대모비스 등 기업 5곳을 코리아밸류업지수에 특별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지수 반영일은 20일이다.
KB금융은 앞서 9월 밸류업지수 공개 당시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발표하지 않아 지수 종목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그 뒤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자본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시장의 예상대로 특별 편입 종목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밸류업지수 추가 편입과 더불어 밸류업펀드 추가 조성으로 정책 추진에 한층 힘을 싣는다. 1차 밸류업펀드 2천억 원에 이어 당장 이번 주 3천억 원 규모의 2차 펀드를 조성해 집행한다.
KB금융은 이번 지수 편입으로 시장에 밸류업 강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동시에 실질적 자금 유입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KB금융은 2025년 밸류업에 따른 주주환원 금액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리인하와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은행의 이자이익이 줄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올해보다 훨씬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안정된다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될 수 있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KB금융은 올해 초부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앞장서면서 주가가 정책 기대감에 크게 좌우돼왔다. 그만큼 밸류업 정책 불확실성의 타격도 크게 받았지만 상황이 완화하면 회복세도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외국인투자자들의 유입 역시 KB금융의 투자심리 개선을 이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KB금융은 계엄사태 뒤 10여일 동안 주가가 16% 급락했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이 KB금융 주식 433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단기간에 78%대에서 76%대로 내려가면서 올해 9월 초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신한금융(-1786억 원), 하나금융(-783억 원) 등과 비교해 외국인 매도세가 컸다. 우리금융(102억 원)은 같은 기간 오히려 외국인투자자 순매수세가 나타났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은행주는 탄핵 가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원/달러 환율을 안정화할 경우 단기 반등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외국인 매매 패턴 변화 여부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바라봤다.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10월24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 생중계에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 KB금융 실적 콘퍼런스콜 생중계 화면 갈무리 >
KB금융은 이번 사태 뒤 주요 해외투자자 대상으로 서한을 보내 밸류업 방안의 변함없는 이행 등을 설명하면서 적극 대응하고 있다.
KB금융은 서한에서 “일련의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존에 공시한 밸류업 방안을 변함없이 이행하는 등 주주가치 극대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4대 금융 가운데 차기 은행장에 유일하게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을 거친 재무라인 전문가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배치하면서 자본관리 강화 기조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금융당국 등 정부는 밸류업 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1차 기업밸류업펀드 2천억 원 가운데 1천억 원 투자 집행을 마쳤고 올해 안에 민간자금 밸류업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에서도 밸류업 정책의 속도감 있는 추진 의지를 밝혔다.
코리아밸류업지수는 계엄사태 다음날인 4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그 뒤 4거래일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이날은 직전 거래일보다 0.37% 내린 970.49에 장을 마감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투자자와 직접 소통을 위해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그룹 콘퍼런스콜, 대면 미팅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실시간 정보공유로 투자자 이탈 및 시장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에 온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