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동원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산업이 시행할 무상증자의 최대 수혜자로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꼽히고 있다.
김 회장은 10년 만의 지주사 무상증자 덕분에 800억 원 규모가 넘는 주식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 동원그룹 지주회사인 동원산업이 10년 만에 무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8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배정받게 됐다. <동원그룹 유튜브 채널 갈무리> |
13일 돟원산업이 시행하기로 한 무상증자 내용을 살펴보면 회사의 조치가 결국 오너일가의 혜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동원산업은 내년 1월2일 무상증자를 하기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주식 1주당 신주 0.1주를 배정한다.
현재 동원산업 지분을 살펴보면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59.88%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21.49%를 들고 있다. 두 사람 지분만 합쳐도 81.37%다.
친인척들이 들고 있는 지분도 2.04%를 차지한다.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만 83%가 넘는다. 무상증자를 통한 신주 대부분이 오너일가에게 배정된다는 얘기다.
동원산업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무상증자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크게 높아진 직후 무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김남정 회장과
김재철 명예회장이 가장 큰 이익을 보게 됐다.
김남정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업산업 주식 46.4%를 들고 있었지만 올해 5월을 기점으로 지분율을 크게 확대했다. 단번에 13.38%가 증가해 59.88%를 기록했다.
김재철 명예회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년 동안
김재철 명예회장의 동원산업 지분율은 1.1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5월 4.83%가 늘었다.
김남정 회장과
김재철 명예회장이 자금을 투입해 동원산업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을 높인 것은 아니다.
동원산업은 올해 5월2일 무상감자를 시행했다. 2022년 11월1일 기존 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면서 취득한 자기주식과 합병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기주식 등 모두 1046만770주를 소각했다.
▲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동원산업 주식 21.49%를 가지고 있다. 무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가운데 김 명예회장이 배정받는 주식은 77만4202주로 12일 종가 기준 293억 원의 이익을 보게 됐다. |
전체 주식 가운데 22.5% 해당하는 자기주식을 소각하면서
김남정 회장의 지배력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동원산업은 자사주 소각 이후 약 7개월 만인 11월27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을 발표했다. 무상증자 또는 주식배당 실시, 반기 배당 도입, 배당성향 최대 30% 확대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발표 이후 2주 만에 무상증자 추진 계획을 밝힌 것이다.
동원산업의 무상증자로 오너일가가 얻게 될 이득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12일 동원산업 주식은 3만7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번 무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는 모두 360만2189주로 12일 종가 기준으로 1363억 원의 가치를 가진다.
신주 가운데
김남정 회장이 배정받는 주식은 215만6987주다. 12일 종가 기준으로 816억 원어치다.
김재철 명예회장은 77만4202주를 배정받아 293억 원의 이익을 보게 됐다.
물론 신주가 발행되면 시가총액 등이 조정될 가능성은 감안해야 하지만 적어도 수백억 원 규모의 이익이 오너일가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원산업이 무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10년 만의 일이다.
동원산업이 무상증자를 한 적은 없다. 다만 기존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015년 마지막으로 무상증자를 시행했다. 동원산업은 2022년 11월 기존 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면서 지주회사가 됐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