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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한국 진출 본격화하나, 네이버 'AI 소버린' 전략 경쟁력 위기

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 2024-11-27 15: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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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한국 진출 본격화하나, 네이버 'AI 소버린' 전략 경쟁력 위기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오른쪽)과 제이스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 26일 장기적 협력관계 구축과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생성형AI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가 산업은행과 한국에서 첫 번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 4월에는 일본에 거점 사무소를 설립하고 일본어 특화 GPT-4 모델을 선보이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 챗GPT 사업을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AI 시장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배가시키고 있는 오픈AI가 AI 거대언어모델(LLM)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언어와 같은 국가별 특성까지 반영하면서 네이버의 이른바 'AI 소버린(주권)' 전략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오픈AI는 지난 26일 산업은행과 국내 인공지능(AI) 산업 혁신을 목표로 장기적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협력의 골자는 AI 스타트업 지원서부터 한국어 특화 AI 모델 개발,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 데이터센터 개발 가능성 모색 등 국내 진출을 염두에 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 AI 전략 'AI 소버린'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소버린 AI는 한 국가가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공지능을 생산하는 역량을 뜻한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에 각국 상황에 특화한 AI 생태계를 수출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구체적 실현 방식은 개별 국가에 특화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고, 데이터센터 관련 솔루션과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며, AI 응용 서비스 개발 등에서 협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LLM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오픈AI가 국내를 포함한 세계 각 국가별 시장 진입을 확대하면, 네이버의 AI 전략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생성형 AI 경쟁력의 핵심인 LLM에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X'는 국내 시장에서 오픈AI의 '챗GPT'와 비교했을 때, 이용자 지표 측면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
 
오픈AI 한국 진출 본격화하나, 네이버 'AI 소버린' 전략 경쟁력 위기
▲ 국내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이 27일 발표한 '2024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앱' 조사 결과,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 '챗GPT'가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증가율 224.7%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와이즈앱>

국내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은 지난 27일 챗GPT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앱(애플리케이션)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챗GPT의 2024년 10월 국내 MAU는 526만 명으로, 2024년 1월보다 약 224.7%(364만 명)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X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가 2024년 1월1일부터 8월15일까지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 매출을 조사한 결과, 챗GPT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AI 관련 앱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챗GPT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국가이자, 미국에 이어 다운로드 당 수익이 두 번째로 높은 국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에는 챗GPT가 한글 데이터 학습량이 부족해 한국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2023년 3월14일 출시된 GPT-4를 기점으로 한국어 취약점이 크게 보안되면서 이용자와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네이버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2023년 기준 약 2조 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AI 관련 연구개발비는 1조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반면 오픈AI는 AI 연구개발에 해마다 70억 달러(약 9조7678억 원) 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와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확보에서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AI 반도체는 AI 모델 학습과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제품으로, 전체 AI 투자비와 기술 발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5월3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강화 학습에 필요한 AI 칩 구매에 올해 25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H100' 가격이 약 6천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약 4천 개의 H100 칩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AI 칩은 H100이 아닌 이전 세대인 A100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11월 완공된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있는 슈퍼컴퓨터 '세종'에도 A100 2240개가 탑재됐다.

이와 달리 오픈AI는 H100을 넘어 차세대 AI칩인 'GB200'을 5만 개 투입하는 데이터센터를 2025년 1분기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GB200은 H100보다도 AI 학습 속도가 4배 빠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약 50% 중반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검색 서비스 시장에서도 해외 AI 검색 엔진 기업들이 잇달아 서비스를 출시하며 과점 입지를 위협받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1일부터 챗GPT 유료 구독자를 대상으로 AI 검색엔진 기능인 '챗GPT 서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 9월 구글의 대항마로 떠오른 AI 검색 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 협력해 AI 검색엔진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최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는 아직 국내 시장에 전격적으로 뛰어들기보다는 아시아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정도"라면서도 "실제 국내 사업이 가속화할 때를 대비해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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