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법무부가 주장하는 구글의 크롬 매각 시나리오가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와 구글 로고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반독점규제 위반을 이유로 웹브라우저 ‘크롬’ 매각을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크롬 매각을 비롯한 법무부의 대응이 실질적 효과로 이어질지 분명하지 않고 법원에서 이러한 요구를 수용한다면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22일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구글의 크롬 매각 방안은 매우 극단적”이라며 “법적으로 많은 걸림돌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최근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규제 위반 소송에서 승소한 데 따라 구글이 크롬을 매각해 온라인 검색시장 지배력을 낮추도록 해야 한다는 요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미국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인다면 실제 매각을 명령할 수 있다. 다만 구글은 이에 반발해 항소를 비롯한 적극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로이터는 구글이 실제로 크롬을 매각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은 낮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색시장 독점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핵심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미국 법원이 이러한 명령을 실제로 내린 사례가 없어 상당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법무부 주장이 실제로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은 배경으로 꼽혔다.
크롬이 구글과 분리된다면 사실상 가치 없는 사업에 불과하다는 점도 매각이 추진되기 어려운 이유로 제시됐다.
또한 구글이 크롬을 매각해도 검색시장에서 실제로 지배력을 낮출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이미 구글 검색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크롬이 매각되는 것은 검색시장 점유율 변화와 큰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구글이 애플 아이폰에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되기 위해 체결한 계약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애플이 계약을 해지한 뒤에도 계속해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값으로 쓸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전했다.
결국 법무부가 제안하는 조치들은 구글의 검색시장 지배력을 낮추는 데 효과가 불확실한 반면 상당한 부정적 여파만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법무부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자체 플랫폼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지 않는다면 이를 아예 매각해야 할 수 있다는 엄포도 놓았다.
이런 내용이 알려진 21일 미국 증시에서 구글 지주사 알파벳 주가는 하루만에 4.56% 하락해 마감했다.
다만 로이터는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뒤 법무부의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달 구글 해체와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며 “중국과 인공지능(AI) 대결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구글 해체는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