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오른쪽)가 2023년 9월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쇼 CATL 부스에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CATL >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중국 기업에 보조금 제공을 조건으로 유럽 내 공장과 지식재산권 공유를 요구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는 복수의 EU 고위 관료 발언을 인용해 “보조금에 입찰할 중국 기업은 유럽 현지에 공장을 두고 기술을 공유해야 하는 새 기준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당국이 10억 유로(약 1조4728억 원) 상당의 배터리 관련 보조금을 12월에 공고할 때 해당 조건을 내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다른 보조금을 제공할 때에도 이러한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도 자국에 진출하려는 외국 기업에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EU가 지역 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조금 조건을 설정하려 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높은 관세로 미국에 수출이 어려워진 중국 업체가 유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 차기 정부가 대 중국 무역 장벽을 높이는 정책에 동참하게끔 요구할 것이라 예상된다는 점도 EU가 관련 대응을 강화하는 요소로 꼽혔다.
EU 고위 외교관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의 정책 가운데 일부에 동참하려면 중국을 상대로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럽에는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이 각각 독일과 헝가리에 그리고 인비전에너지가 스페인과 프랑스에 최소 수억 유로를 투자하고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중국에 강한 입장을 보이면 유럽 탈탄소화 목표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