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이 2022년 12월 헤럴드경제 유튜브채널 '프로파일럿'에 출연해 후배 공군사관생도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파일럿 영상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공군 장성 출신 김보현 총괄부사장이 대우건설 조종간을 새로 잡게 됐다.
오너 일가이기도 한 김보현 총괄부사장은 대우건설 위기 타개를 위한 조직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5일 김 총괄부사장이 12월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괄부사장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다. 정 회장의 딸인 정향미씨의 배우자로 자녀로 3남을 두고 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과는 처남-매제 사이다.
1966년 태어나 1988년 공군사관학교 36기로 임관한 이래 32년간 F-4팬텀 등 공군전투기 조종사로 3537시간 무사고 비행을 한 경력을 지녔다.
공군에서 제19전투비행단장, 방위사업청 항공기사업부장 등을 지냈으며 2020년 1월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같은 해 4월 중흥그룹이 보유한 언론사인 헤럴드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총괄부사장은 헤럴드에서 부사장을 맡은 뒤 사옥에 대규모 종합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등 영상 콘텐츠 마련에 공을 들였다.
2020년 8월에는 헤럴드 유튜브채널로 ‘프로파일럿’을 열기도 했다. 공군 준장 출신인 김 총괄부사장의 특기를 살려 전투기를 비롯해 국방 관련 내용을 전문적으로 다뤘다.
프로파일럿 채널의 구독자 수는 2024년 11월5일 기준으로 10만5천 명에 이른다. 김 총괄부사장은 공군 초대 KFX 지원팀장 경력을 바탕으로 프로파일럿의 KFX 관련 영상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특히 김 총괄부사장이 출연해 KF-21 지상시험을 단독 공개한 영상은 채널에서 가장 높은 138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김 총괄부사장이 대우건설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21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김 총괄부사장은 대우건설 노조와 협상 타결을 이끄는 등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고용보장을 수용하면서 경영권과 주주권 침해 요소를 차단하는 등 협상력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사이 접촉에서 김 총괄부사장이 전면에 나서자 이때부터
정창선 회장이 대우건설 경영을 사위에게 맡길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김 총괄부회장은 바로 대우건설 경영의 전면에 나서지는 못했다.
인수 직후 김 총괄부회장의 대우건설 사내이사로 취임이 추진됐으나 공군 퇴역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데다 대우건설이 군 관련 공사를 진행하는 점 등을 들어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불승인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김 총괄부사장은 취업 제한 중에도 대우건설에서 고문을 맡아 나이지리아 등 대우건설의 해외 현장을 둘러보는 등 경영 일선에서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김 총괄부사장은 2023년 3월 대우건설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공식적으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김 총괄부사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마지막까지 막았던 요인은 노조와 맺은 합의로 파악된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노조와 대우건설을 별도 법인으로 유지하고 사명을 유지하는 등 독립 경영을 보장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3년을 기한으로 대우그룹 사내에서 법인 대표를 세운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노조와 합의에 따라 2022년 3월
백정완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이 3년 임기로 대우건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백 사장은 이번 김 총괄부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결정에 따라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지만 사장직은 임기인 내년 2월 말까지 유지한다.
대우건설이 올해 들어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면서 위기감이 커진 점이 김 총괄부사장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 5조3088억 원, 영업이익 21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9.7%, 영업이익 44.3%가 줄어든 성적을 냈다. 3분기에도 매출 2조5478억 원, 영업이익 6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8%, 영업이익은 67.2%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25년 건설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빠른 의사결정과 책임경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 신임 대표이사 체제 구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