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창립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미국 상무부가 합병안을 포함한 ‘인텔 살리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기업인 AMD와 마벨 등이 인텔 인수에 나설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 미국 상무부가 인텔의 상황을 주시하며 회사를 살리기 위한 지원 방안으로 '합병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5일 반도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3분기 실적발표로 회복 가능성을 보인 인텔의 상황을 미국 상무부가 여전히 주시하고 있다.
미국 매체 세마포는 최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인텔의 잠재적 합병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마포는 벤 스미스 전 뉴욕타임스 칼럼리스트와 저스틴 스미스 블룸버그 전 최고경영자(CEO)가 2022년 함께 설립한 미국 매체다.
인텔은 고도화된 반도체 칩 제조기술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을 보유한 미국 기업으로 오랜 시간 정보처리장치(CPU) 등을 포함한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창사 이래 최대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주가는 60%가량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천 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기도 했다.
세마포는 미국 상무부 고위 관계자들이 인텔의 현재 상황을 걱정하며 이미 받기로 결정된 미국 반도체 지원금 외에 추가 지원을 논의하는 만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법 지원금 지급을 감독하는 상무부의 고위 관리들과 반도체법의 주요 입안자 가운데 한 명인 마크 워너 상원의원을 포함한 의원들이 이번 논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에서는 민간 부문이 주도하지만 정부가 장려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잠재적 합병안까지 거론됐다고 세마포는 보도했다. 특히 AMD와 마벨 테크놀로지 등 미국 기업과 합병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ARM와 퀄컴 등도 잠재적 인수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인텔 인수설을 두고 “회사는 여러 옵션을 고민하고 있고 미국 대선 이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IT매체 WCCF테크는 “미국이 파운드리 부문에 더 많은 중요성을 두고 있어, 매각·합병에서 더 가능성 있는 움직임은 칩 사업 매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은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과 저금리 대출을 포함해 총 195억 달러(약 26조8400억 원)의 지원을 받기로 했지만, 수령이 지연되고 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