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선과 중국 구체적 경기부양책이 나오며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이번 주(4~8일) 미국 대선과 중국 부양정책이 발표되고 글로벌 기업의 실적이 공개된다.
또한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도 예정돼 있어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시작을 좌우할 이벤트들로 이를 확인해야 하는 투자자들이 바짝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주 대형 이벤트들이 겹치는 슈퍼위크에 따라 국내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는 현지시각으로 5일 시작되는 미국 대선이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업종별로 주가가 차별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선 결과 발표가 예상보다 늦게 나올 가능성도 나온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등 승패를 가를 7개 경합주 판세가 초박빙인데다 우편투표 등 개표방식이 제각각이어서다. 2020년 대선 때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승자를 가리는데만 4일이 걸리기도 했다.
더욱이 초박빙 장세에 선거 결과에 따른 불복 가능성도 있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 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선 결과 불복을 위한 포석을 깔아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적으로 주목되는 행사는 6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다.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 경기가 단단한 상황에서 금리인하 속도가 시장 기대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어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에 주식시장 반응이 갈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구체적 경기부양 규모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4일부터 8일 열리는데 미국 대선 결과가 확인되는 시기로 이에 따라 중국 재정부양 규모가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증시는 9월24일 부양책이 발표되면서 급등했다가 국경절 이후 하락한 뒤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체적 부양 규모가 나오지 않으면서 중국 증시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로이터 통신은 최고 10조 위안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은 2조~10조 위안의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인대 상임위원회에서 미국 대선 결과 확인 뒤 경기부양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격적 부양을 제시한다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밖에 경기를 가늠할 수 있고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 발표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5일 미국공급자협회(ISM)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와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6일에는 독일 9월 공장주문과 유로존 소매판매 지표와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이 나온다. 7일에는 미국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와 중국 무역수지·외환보유고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가 등의 발표가 예정됐다.
미국 대표 종목 매그니피센트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 실적발표가 마무리 됐지만 이번 주 인공지능 관련 종목 팔란티어, 아리스타네트웍스와 글로벌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 ARM, 퀄컴, 등의 실적발표가 대기하고 있다.
▲ 이번 주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력한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 <연합뉴스> |
매그니피센트7는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실적 콘퍼런스 내용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달라졌다.
대표적으로 알파벳은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알파벳이 2025년에 설비투자 금액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자 뉴욕증시에 상장된 관련 종목 흐름뿐 아니라 국내 SK하이닉스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도 호실적을 내놓고 올해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매출이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2025년 실적 목표치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주가가 밀렸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글로벌 기업 실적 발표회를 통해 2025년도를 내다볼 수 있어 대형 이벤트와 함께 실적 내용을 챙겨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 등 대형 미국 기술주 등의 실적이 나왔고 이제 경제지표와 정치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동할 것이다”며 “실적과 실적 목표치를 보면 앞으로 크게 나빠질 만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로 보면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상장이 이번 주 주목할 만한 이벤트로 꼽힌다.
금융지주사를 필두로 밸류업 공시가 나와 주가가 올랐다가 차익실현 물량이 나와 주가가 떨어진 상태에서 불씨를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잇따라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다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주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하이브, SK텔레콤, 한국금융지주, 카카오, KT&G, LIG넥스원 등의 기업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밸류업 ETF·ETN이 상장된다”며 “대형주 수급 효과는 개선되기 어렵지만 시총과 거래대금이 낮은 종목은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에 여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