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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주력 '건화물' 업황 하락 가능성, 안중호 사업 다각화 노력 빛본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10-22 15: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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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사장이 건화물(드라이 벌크) 해운업황의 하락 국면에서 사업 다각화 노력의 성과를 볼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안 사장은 벌크업황의 호조 때 건화물 선대를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대신 사업 다각화에 비중을 싣는 전략을 채택해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팬오션 주력 '건화물' 업황 하락 가능성, 안중호 사업 다각화 노력 빛본다
▲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 사장은 건화물 선대를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대신 사업 다각화에 비중을 싣는 전략을 채택했는데 시황 하락 국면에선 빛을 볼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업황이 부진해지면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여온 안 사장의 전략이 오히려 빛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증권업계와 해운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건화물 운임 수요와 비교해 건화물선 공급이 커 내년 운임 하락에 따른 업황 악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도 시황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건화물 운임지수인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는 21일 1546으로 마감했다. 9월27일 2110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물동량과 비교해 선복(화물 적화 공간)이 더 많이 늘어나는 상황이 지속되며 단기적으로 운임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내년까지 운임 하락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해운시황 예측기관들은 모든 종류의 건화물 선형에서 내년 평균 운임지수가 최근 5년 평균을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MSI는 올해 발틱건화물운임지수가 올해 평균 1900에서 내년 평균 144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024년 하반기 건화물선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건화물선 시장 수급은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나 2025년에는 수요 증가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수요 증가율과 공급 증가율이 역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화물 시황 하락은 건화물 해운을 주력으로 하는 팬오션에게 달갑지 않은 일이다. 건화물 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건화물 시황이 나빠지면 팬오션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다만 안중호 사장은 건화물 이외로 해운사업 비중을 늘리며 건화물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건화물 시황이 악화하더라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셈이다.

안 사장은 팬오션 대표이사에 오른 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벙커링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컨테이너선 등을 새로 발주해 관련 장기운송계약을 잇따라 체결해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 사업은 안 사장이 2020년 대표이사 취임한 뒤 팬오션이 본격 진출한 분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안 사장은 2020년 12월 미국 에너지 회사 쉘과 액화천연가스선 2척의 장기대선계약을 체결한 뒤 “건화물 부문에 편중돼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 관련 사업 확대를 추진했다”며 “건화물뿐 아니라 곡물 거래(트레이딩), 친환경 에너지 부문도 강화해 글로벌 선도 해운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팬오션이 최근 도입했거나 앞으로 도입할 선박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액화천연가스와 관련된 선박이 건화물 관련 선박보다 많다. 

팬오션은 올해 8~10월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신조선) 3척을 인도한 데 이어 12월에 2척을 추가로 더 확보할 예정이다. 내년 3월, 5월, 11월에도 각각 1척씩 신조 발주 물량을 받는 계획이 마련돼 있다. 

반면 건화물선은 올해 8월 중고선 1척을 인수한 뒤 11월에도 중고선을 1척 더 도입할 예정이다. 그 뒤로는 2026년 이후에야 6척의 신조 발주 물량을 받게 된다. 

건화물 이외 분야가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제법 커졌다. 

집계가 마무리된 2분기 실적을 보면 건화물 사업은 매출 8116억 원, 영업이익 854억 원을 거뒀다. 
팬오션 주력 '건화물' 업황 하락 가능성, 안중호 사업 다각화 노력 빛본다
▲ 7월25일 쉘과 장기계약 수행을 위한 뉴브레이브호와 뉴네이처호의 명명식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 정 가운데 베이지색 원피스를 입은 사람이 대모를 맡은 소피아 림씨다. 안중호 팬오션 대표이사(대모 오른쪽)와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 내외(대모 왼쪽)도 참석했다. <팬오션>
탱커(유조선) 사업 매출은 916억 원으로 건화물 사업의 11.6%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383억 원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액화천연가스 사업도 매출은 193억 원으로 비중이 낮지만 영업이익은 63억 원으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안 사장은 주력인 건화물 사업에서는 다소 보수적 전략기조를 채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격적으로 선대를 확장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장기운송계약 위주로 영업을 하며 수익구조 안정화도 꾀하고 있다. 장기운송계약은 연간 계약된 약정 물량에 고정 운임을 적용하는 한편 주요 변동비인 연료비가 유류할증료를 통해 보전돼 수익구조가 안정적이다.   

다만 올해 건화물 운임 수준이 비교적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 전략기조로 시황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웠다는 것은 회사 내부 구성원과 주주들로서는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 시황이 양대 운하(수에즈·파나마) 통행 제한 등 이례적 변수에 따른 것이란 점을 고려할 때 안 사장의 전략기조 자체는 합리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내년부터 건화물 시황에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 사장의 사업 다각화 노력은 이제 본격적으로 효과를 입증할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안도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 건화물선 공급 증가는 약 3%로 추정돼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고 내년 건화물 운임지수도 올해보다 하방 압력이 클 수밖에 없다”며 “다만 팬오션은 액화천연가스 선대 확장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 상태고 건화물 사업도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어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은 2024~2025년 9척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인도하고 내년에 추가로 3척을 들여올 예정으로 장기대선계약을 통한 안정적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며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영업이익 비중도 올해 7.0%에서 2025년 17%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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