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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서 ‘생물다양성’ 문제 지적, 세계 경제에 환경 리스크 중요성 부각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10-22 13: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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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서 ‘생물다양성’ 문제 지적, 세계 경제에 환경 리스크 중요성 부각
▲ 20일(현지시각)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제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 개막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수산나 무함마드 콜롬비아 환경 장관 겸 COP16 의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생물다양성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국제회의에서 세계 각국의 계획 수립과 투자가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생물다양성이 훼손되면 식량 체계를 포함해 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환경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제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서는 생물다양성과 자연보호에 관한 문제가 오는 11월1일까지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기후변화 문제를 담당하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2022년 ‘쿤밍-몬트리올 생물다양성 협의체’에서 합의된 사항들이 지켜졌는지를 검증한다.

하지만 발표에 따르면 협의체 참여국들 대다수가 합의 사항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쿤밍-몬트리올 생물다양성 협의체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상 및 해상 면적의 30%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같은 기간 동안 환경이 파괴된 지역의 30%를 복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 합의다.

이를 준수하기 위해 참여국들은 이번 회의 전까지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해 제출해야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참여국들 가운데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해 제출한 국가는 전체 대상 195개국 가운데 단 31개국에 불과했다. 제출국 명단에는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한국 등이 포함됐다.

이를 놓고 비영리단체 ‘네이처 포지티브’의 디렉터 개빈 에드워즈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문제가 있다”며 “COP16은 2년 전 약속을 모든 사람들에 상기시켜 2030년 목표 달성에 가까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기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투자로 인해 각국이 협의체 합의를 준수하지 못했던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수산나 무함마드 콜롬비아 환경 장관 겸 COP16 의장은 “재정이 불충분했던 문제 때문에 계획 제출이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졌을 수도 있다”며 “선거를 통해 이번에 새로 집권한 정부도 많아 그런 곳에서도 제출이 늦어졌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협의체 참여국들은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열린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글로벌 생물다양성 펀드’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해당 펀드가 모금한 금액은 수백만 달러에 그쳐 실제 필요한 자금 규모인 1천억 달러에 한참 못 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 참여한 서방권 선진국 정부들은 개발도상국 생물다양성 보호에 연간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내놓기로 합의했다.

무함마드 장관은 “회의에 참여한 모두는 현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에 동의했다”며 “지금 지구에는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이 이처럼 생물다양성 보전에 힘쓰는 이유는 생물다양성 훼손이 식량 체계를 비롯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개정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지금까지 생물다양성 감소로 전 세계 작물 종 가운데 75%가 멸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회의서 ‘생물다양성’ 문제 지적, 세계 경제에 환경 리스크 중요성 부각
▲ 유네스코가 지정한 콜롬비아 세계자연유산 '말펠로 동식물보호구역'에서 촬영된 물고기떼. <연합뉴스>
이 같은 문제는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작물 품종 개량이 필요할 때 동원할 수 있는 유전자 풀이 줄어드는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

또 최근 이상기후가 심각해지면서 일부 질병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종 다양성이 한정되면 특정 전염병에 작물이 절멸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생물다양성이 훼손되면 세계에서 식량위기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경제적 위기가 올 가능성도 커진다.

경제전문가들도 이번 회의를 앞두고 생물다양성 훼손이 직접적 경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를 내놨다.

파르타 다스굽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교수는 17일(현지시각) 대학 소식지를 통해 “현재 사용되고 있는 국내총생산(GDP) 개념은 자연이 제공하는 자원과 청정 대기 등 영향을 철저히 무시한다”며 “실제 자연이 경제에 가지는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스굽타 교수는 영국 정부 요청을 받아 제출한 보고서에서 ‘자연 자산’ 개념을 도입했다. 인간이 경제활동을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자연 자원을 경제적 수치로 환산한 것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인간 1인당 자연 자산 규모는 1992년 대비 약 4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는 생산량의 약 절반을 자연에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했을 때 자연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125조 달러(약 17경 2천조 원)로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이 자연 또는 그와 연관된 서비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플로리안 팃츠 독일 세계자연기금 국제정책 애널리스트는 도이체벨레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생태계와 온화한 기후를 잃게 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삶을 사는 것은 불가능해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COP16에서) 우리 자신 문명을 보존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를 두고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을 통합해 다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물다양성 훼손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기후변화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전문매체 클라이밋홈뉴스는 21일(현지시각) 칼럼을 통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의 두 위기는 공통된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며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것은 우리가 이미 겪고 있는 기후변화 영향에 생태계가 적응하는 것을 돕는 동시에 기후재해 영향을 완화하고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이런 관련성을 향한 지적은 앞서 있었던 생물다양성 총회와 기후총회에서도 여러 차례 나왔다"며 "다만 이 두 협의체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기반이 적절히 갖춰져야 하는데 생물다양성은 아직도 기후 대응에 따른 부가 이익 정도로 간주되고 있어 문제가 크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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