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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 미국에 더 투자하나, 정의선 목적기반 모빌리티도 힘실어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5-17 16: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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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대규모 전기차 관련 투자를 결정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전기차 생산시설은 정 회장이 목적기반 모빌리티사업에서 글로벌 물류업체, 기술업체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현대차 기아 미국에 더 투자하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목적기반 모빌리티도 힘실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가 해외에서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전기차의 대량 생산시설 구축에 나서는 것은 미국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74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에 E-GMP를 활용한 전기차 ‘아이오닉’과 ‘EV’의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는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의 뼈대가 되는 플랫폼인데 현재 국내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E-GMP는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평평한 바닥에 배터리를 얇게 깐 형태를 갖추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어 목적기반 모빌리티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선진업체로 평가되는 영국의 전기차업체 ‘어라이벌’과 협력하고 있는데 어라이벌은 이미 미국 물류업체인 UPS, 차량공유업체인 우버 등과 목적기반 모빌리티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쉽게 말해 고객 요구에 따라 차량을 제작해주는 맞춤형 제품으로 자율주행시대에는 물류차량, 택시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2월 CEO인베스터데이에서 2030년 목적기반 모빌리티 글로벌시장 1위에 오르겠다며 연간 판매목표로 100만 대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아 전체 판매량 261만 대의 40%에 이르는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애플과 협력해 애플카를 만들 가능성도 나왔는데 애플카 역시 목적기반 모빌리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앞선 자율주행 기술력과 함께 글로벌 물류업체도 다수 보유해 목적기반 모빌리티분야에서 기업 사이 협력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곳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이 현지 생산시설을 통해 잠재고객의 요구사항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목적기반 모빌리티 시장 초기 경쟁력 확보에 유리할 수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은 우선 자율주행 택시를 중심으로 미국 목적기반 모빌리티시장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셔널은 3월 미국 차량공유업체인 리프트(Lyft)에 기업용 아이오닉5를 자율주행 택시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 글로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 앱티브가 지난해 설립한 합작회사다.

모셔널은 보도자료를 통해 “리프트에 공급하는 아이오닉5는 일반소비자를 위한 모델이 아니다”며 “모셔널 출범 이후 처음 선보이는 로보택시로 운전자 개입 없이 대부분의 운행을 할 수 있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다”고 말했다.

기아 역시 첫 목적기반 모빌리티로 2022년 택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는 2월 CEO인베스터데이에서 내년 출시하는 택시를 ‘PBV01’이라고 불렀는데 최근 특허청에 이와 관련한 상표권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기아 미국에 더 투자하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목적기반 모빌리티도 힘실어
▲ 기아가 2월 발표한 CEO인베스터데이 자료 중 PBV 전략 부분.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B2C(기업 간 소비자 거래)사업뿐 아니라 B2B(기업 간 거래)사업을 위해서도 전기차의 미국 현지 대량 양산이 필요하다”며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B2B 공급을 위한 별도의 생산라인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택시에 이어 물류사업 쪽으로 목적기반 모빌리티시장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은 2019년 실제 양산차를 보지도 않고 미국 신생 전기차업체 리비안에 전기밴 10만 대를 발주하고 제너럴모터스는 CES 2021에서 페덱스와 협력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에서는 완성차업체와 물류업체의 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정 회장이 미국 대형 물류업체를 잡는다면 물량 확보와 함께 향후 목적기반 모빌리티의 발전된 영역인 초소형 무인 자율주행 배송로봇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유리할 수 있다.

정 회장이 목적기반 모빌리티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에서 지분투자나 인수합병 등의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에 취임한 뒤 글로벌 선진업체와 과감한 협력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인수합병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지난해 말 약 1조 원을 들여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투자계획은 현재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방향성과 전체 투자규모만 나온 상황이다”며 “어떤 전기차를 먼저 생산할지를 포함해 구체적 투자계획은 여전히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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