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시민과경제  시민단체

[인터뷰] 옥스팜 트레일워커로 알게 된 '나눔의 의미', "선뜻 기부 나서준 지인들에게 감사"

전주원 기자 prelude@businesspost.co.kr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인터뷰] 옥스팜 트레일워커로 알게 된 '나눔의 의미', "선뜻 기부 나서준 지인들에게 감사"
▲ 17일 서울에서 열린 '2026 옥스팜 트레일워커 서울' 참가자들이 청계천 인근을 지나고 있다. <옥스팜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스무 살 대학생들의 학과 단체대화방부터 팔로워 30만 명에 가까운 크리에이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부금을 모은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함께 걸으며 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17일 서울에서 처음 열린 '2026 옥스팜 트레일워커 서울'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걷기와 기부를 함께 경험하는 자리였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주최하는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4명이 한 팀을 이뤄 정해진 코스를 완주하는 도전형 기부 행사다. 참가자들은 완주에 도전하는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대회의 취지를 알리고 팀당 50만 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으는 '기부펀딩'에도 참여한다.

기존 장거리 대회보다 참가 부담을 낮춘 '서울 20K 대회'가 올해 처음 마련되면서 대학 신입생부터 30~40대 직장인과 크리에이터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도전에 나섰다.

비즈니스포스트는 대회를 완주한 '부산에서갓상경한스물둘'과 '같이의_가치' 팀을 만나 기부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겪은 일과 함께 걸으며 느낀 소감을 들었다.
 
[인터뷰] 옥스팜 트레일워커로 알게 된 '나눔의 의미', "선뜻 기부 나서준 지인들에게 감사"
▲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부산에서갓상경한스물들' 팀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윤성씨, 강동휘씨, 이우진씨, 김강윤씨. <부산에서갓상경한스물들>
◆ 부산 출신 스무 살 대학 새내기들의 첫 도전, '부산에서갓상경한스물들'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재학 중인 강동휘씨는 올해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한 뒤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고향에서 함께 운동하던 친구들과 서울 도심을 걸으며 추억을 쌓기로 한 것이다. 강씨가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옥스팜 트레일워커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강씨와 함께 참가한 김강윤씨, 이우진씨, 정윤성씨는 모두 부산 출신으로 올해 대학에 입학한 스무 살 동갑내기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온 인연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함께 운동을 즐기고 있다.

문제는 참가 조건인 기부금 50만 원이었다. 아직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대학 신입생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었다.

4명이 돈을 나눠 내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기부펀딩이라는 대회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강씨는 "저희끼리 돈을 나눠서 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본래 목적이나 취지에 부합하지 못할 것 같았다"며 "최대한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각자 재학 중인 대학의 학과 단체대화방에 후원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고 고등학교 친구들에게도 연락했다. 친한 친구들에게는 부담 없이 낼 수 있는 만큼 후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처음에는 모금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최대한 후원을 요청해 보고 부족한 금액은 마지막에 팀원들끼리 채우는 방안까지 염두에 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강씨는 "생각보다 서울에서 만난 친구들이 많이 후원했다"며 "다들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관심을 가져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기부펀딩에는 28명이 참여했다. 대부분 스무 살 안팎의 대학생이거나 한 학년 위의 선배들이었다. 군 복무 중인 친구 한 명은 10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에게 돈을 부탁하는 일도 예상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강씨는 "저희에게 오는 돈이 아니라 기부에 사용되는 돈이라고 명시돼 있으니까 눈치가 보이거나 부담스럽지 않았다"며 "100% 기부되는 돈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서 부탁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최소 모금액 50만 원을 채운 이들은 기왕 시작한 김에 더 모아보자며 목표액을 100만 원으로 높였다. 인터뷰 당시 모금액은 28명이 55만5천 원을 모았다.

기부금 모으기는 예상보다 수월했지만 서울 도심을 걷는 과정에서는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강씨는 "북악산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북촌 한옥마을로 내려왔다"며 "나중에 코스 기록을 보니 20~30분 정도 시간을 잃었다"고 아쉬운 마음을 밝혔다.

이번 대회가 첫 트레일러닝 도전이었다는 강씨는 앞으로 제주도 등에서 열리는 더 긴 거리의 대회에도 참여해 보고 싶다고 했다.

강씨는 "처음에는 1등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나갔지만 그러지는 못했다"며 "경쟁하려는 마음보다는 걸으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서울 경치도 둘러본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옥스팜 트레일워커로 알게 된 '나눔의 의미', "선뜻 기부 나서준 지인들에게 감사"
▲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같이의_가치' 팀이 완주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기씨, 제수민씨, 이화열씨, 고은지씨. <같이의_가치>
◆ 팔로워 30만 명 크리에이터도 모금은 어려웠다, '같이의_가치'

"처음에는 제가 기부금을 다 모을 테니 여러분은 몸만 오시라고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팔로워 약 29만9천 명을 보유한 디지털 크리에이터 이승기씨는 이번 옥스팜 트레일워커에서 기부금 모으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스마트폰 촬영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씨는 평소 SNS를 통해 많은 사람과 소통하지만, 기부를 위해 후원금을 요청하는 일에는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이씨가 이끄는 '같이의_가치' 팀은 이화열씨, 제수민씨, 고은지씨 등 30~40대 참가자 4명으로 구성됐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온 이화열씨는 팀의 체력과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이씨의 오랜 지인인 고은지씨는 밝은 성격으로 팀의 화합에 힘을 보탰다. 제수민씨는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에서 이씨와 함께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그가 이번 대회를 눈여겨본 것은 과거 아름다운가게에서 함께 일했던 인연으로 옥스팜 트레일워커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평소 100㎞를 걷는 대회에 관심은 있었지만 선뜻 도전하지 못했던 이씨는 서울에서 20㎞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를 결심했다.

이씨는 팀원들의 기부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이 모금을 책임지겠다고 약속했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 돈을 후원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부터 막막했다.

이씨는 "친구들이 이런 사회적 가치 활동에 참여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먼저 후원해 달라고 말하기 어려웠다"며 "많은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었지만 돈을 달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질까 봐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직접 모금한 금액은 30만 원 남짓이었다. 부족한 금액은 다른 팀원들이 힘을 보탰다. 이화열씨를 비롯한 팀원들이 각자 인스타그램에 기부펀딩을 알리고 주변 지인들에게 후원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후원도 이어졌다.

이화열씨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모금 소식을 보고 과거 잠깐 알고 지냈던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 오 씨가 후원에 참여했다. 평소 자주 연락하던 사이가 아니었던 데도 후원자 중 가장 큰 돈인 20만 원을 후원했다.

같이의_가치 팀은 27명의 후원을 받아 86만 원을 모았다.

후원에 대한 감사는 대회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이화열씨는 자신에게 후원한 사람들의 이름을 흰색 티셔츠에 직접 적어 입고 걸었다.

실제 걷기에서는 인왕산 구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가파른 경사는 없었지만 산길 옆으로 보이는 잘 포장된 도로가 이씨를 괴롭혔다.

이씨는 "옆에 길이 보이는데 계속 산길과 계단으로 가야 했다"며 "'이거 언제 끝나는 거지', '또 계단이다'라는 이야기를 계속 나눴다"고 회상했다.

이씨에게는 걷기 자체보다 기부에 동참했다는 사실이 더 오래 남았다.

평소 청소년을 지원하는 푸른나무재단에 정기·일시 기부를 해왔다는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해외 식수·위생 지원 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기부금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됐는지 참가자들이 확인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더 적극적으로 동참할 생각이다"며 "취지가 좋은 곳이라면 언제든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22일 자정 기준 이번 대회에 모인 기부금은 약 6714만 원이다. 653명이 후원했다. 기부금은 네팔 라우타하트 지역의 쉬리 어덜벗 학교 식수 및 위생시설 지원을 포함해 옥스팜의 전 세계 긴급구호 활동과 빈곤소외계층 자립 지원에 전달될 예정이다. 전주원 기자

최신기사

[체험기] 아이폰 듀오 상륙, 무결점 힌지 등 완성도 높였지만 가격 진입장벽에 사용감도..
우리금융 사상 첫 두 분기 연속 순이익 1조, 임종룡 주주환원 확대 기대 커진다
두산건설 공공 도시정비로 사업 넓혀, 이정환 '브랜드 파워' '재무건전성' 두 토끼 잡는다
'솔리다임 부담' 털어낸 SK하이닉스, 주주환원 강화 기대에 투심 회복 탄력받나
오세훈 '여론조사비 대납' 2심 무죄, 1심 유죄 뒤집혀 서울시정·대권 행보 탄력
하나금융 함영주 연말 인사 앞두고 받아든 성적표, 호실적에 CEO 진용 '안정'에 무게
로이터 설문조사 "한국 3분기 경제성장률 3%", 반도체 의존에 우려 목소리
LG유플러스 대표 홍범식 국감서 "해킹 은폐 확인되면 책임지겠다"
[채널Who] 이재명 SNS에 '제미나이 답변' 올린 뒤 비판 쏟아졌다, 소통 방식 어..
[23일 오!정말] 민주당 박성준 "법원인가 무죄 자판기인가"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