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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이 'AI 버블' 리스크 키운다, 빅테크 투자금 차입에 의존해 금리 상승에 취약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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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이 'AI 버블' 리스크 키운다, 빅테크 투자금 차입에 의존해 금리 상승에 취약
▲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금을 채권과 같은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가 급등에 따른 금리 상승이 자금 조달에 부담을 키워 투자 위축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의 미국 텍사스주 데이터센터 홍보용 사진. <구글>
[비즈니스포스트]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강해지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자금 확보에 부담을 키워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테크 업체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금을 자체 재원보다 외부 차입으로 조달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금리 상승에 더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11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109.97달러까지 올라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도 불안정해졌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일주일에 걸쳐 약 13%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군사 충돌이 격화하는 데 이어 이란과 관련된 후티 세력의 활동도 활발해진 영향을 받았다.

투자기관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로이터에 “후티 세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면전이 벌어지면 브렌트유가 연내 배럴당 122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 상승은 곧 금융 시장에 충격으로 이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97%를 넘으며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70%로 뛰었다.

9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국제유가가 뛰면서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유가 변동에 민감한 물류 운송 비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보다 심각해져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짐 버크하드 S&P글로벌에너지 원유 리서치 글로벌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원유 공급이 전쟁 이전 수준을 밑도는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분야에 뚜렷한 타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재무 여력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만큼 채권 발행과 같은 외부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미국 5대 빅테크 기업이 2025년과 2026년에만 인공지능 분야에 1조 달러(약 1346조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30년에는 연간 4조 달러까지 투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자연히 이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외부 차입을 늘려야 한다.
 
유가 상승이 'AI 버블' 리스크 키운다, 빅테크 투자금 차입에 의존해 금리 상승에 취약
▲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국제결제은행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각) 인도 중앙은행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공지능 투자 열풍은 기업들의 이익보다 부채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금융 시장에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오라클 등 빅테크 기업이 최근 1년 동안 발행한 채권이 2200억 달러(약 296조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해 전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도 상승하는 만큼 재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

미국과 일본, 호주와 뉴질랜드, 유럽 4개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 8곳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증권사 JP모간의 예측도 근거로 제시됐다.

10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별도의 기사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회사채 시장에 금리 인상뿐 아니라 수요 확보와 관련한 리스크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단기간에 초대형 회사채를 잇따라 발행하면서 시장에서 이를 모두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기관 투자자들이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자산 포트폴리오를 집중하기는 어려운 만큼 빅테크 기업들이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를 맞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채권 수요까지 줄어든다면 빅테크 업체들은 데이터센터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 조달 비용을 한층 더 높여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리스크가 더 뚜렷해지는 셈이다.

이는 결국 자금 여력에 한계를 맞은 기업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이거나 경쟁에서 이탈하고 관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AI 버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공급망과 밀접한 반도체 산업, 관련 분야에 경제적 의존이 높은 한국 경제 등으로 타격이 확산할 가능성도 나온다.

로이터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와 관련된 손실이 향후 금융기관과 투자자들로 확산될 수 있다”며 과잉 투자와 금융시장 불안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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