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롯데쇼핑이 한샘에 3천억 원을 투자한 지 5년이 된 가운데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롯데쇼핑의 우선매수청구권 활용 여부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
롯데쇼핑은 5년 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PE)의 한샘 인수에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해 3천억 원가량을 투자했는데 IMMPE는 한샘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다. 5년 전 시작한 성장 베팅을 더 이어갈지, 투자관계를 정리할 기회를 찾을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
9일 롯데쇼핑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IMMPE는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8천억 원대 한샘 인수금융을 약 1년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놓고 대주단(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 단체)과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IMMPE는 연장 기간 한샘의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각을 통해 인수금융을 상환하겠다는 방안도 대주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3년가량의 만기 연장이 거론됐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금 회수까지 염두에 둔 기간은 짧아진 셈이다.
아직 한샘의 매각 절차가 공식화한 것은 아니다. 다만 IMMPE가 매각을 투자금 회수 방안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면서 전략적투자자인 롯데쇼핑의 우선매수청구권도 다시 의미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현재 한샘 지분과 관련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행사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은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다"며 "아직 내부 검토 중인 사항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포함한 향후 한샘 투자 방향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5년 전 롯데쇼핑이 한샘 투자를 결정했을 때와 현재의 투자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많다.
롯데쇼핑은 2021년 9월9일 이사회를 통해 IMMPE가 한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하는 사모펀드에 2995억 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당시 롯데쇼핑 자기자본의 2.7%에 이르는 금액이었다.
한샘은 당시 외형을 빠르게 키우고 있었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조674억 원으로 매출 2조 원대를 회복했고 2021년 상반기에는 매출 1조1217억 원, 영업이익 527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0.9%, 영업이익은 32.7% 증가했다.
한샘은 2021년 초 '2027년 국내 매출 10조 원'을 중기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리하우스와 온라인을 키우면서 스마트홈과 세계화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리하우스는 한샘의 집 전체 리모델링 및 패키지 공사 브랜드다.
롯데쇼핑도 한샘의 성장성을 투자 결정의 주요 이유로 들었다.
| ▲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롯데몰 '메종 동부산' 입구 전경. <롯데백화점> |
롯데쇼핑은 당시 한샘을 두고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며 상품과 콘텐츠, 집객뿐 아니라 롯데하이마트와 롯데건설 등을 연결한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하지만 5년이 흐르면서 상황은 뒤집혔다.
한샘의 2021년 연결기준 매출은 2조2314억 원이었지만 2025년에는 1조7445억 원으로 21.8% 줄었다. 2026년 상반기 매출도 8166억 원으로 롯데쇼핑이 투자를 결정했던 2021년 상반기보다 27.2% 적다.
영업손익도 부진하다.
롯데쇼핑이 한샘을 인수하겠다고 마음먹었던 2021년만 해도 한샘은 영업이익으로 680억 원을 냈다. 하지만 2022년 영업손실 21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23년 영업이익 19억 원으로 흑자 전환한 뒤 2024년 영업이익 312억 원, 2025년 184억 원을 냈지만 2021년 수준과 비교해 이익 규모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한샘 관련 투자자산의 장부가도 크게 낮아졌다. 롯데쇼핑이 한샘 인수 사모펀드에 실제 투입한 누적 금액은 약 2954억 원이지만 올해 6월 말 장부가액은 464억8500만 원으로 누적 취득금액의 15.7%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2022년과 2023년,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모두 2488억9천만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추가 손상차손을 반영하지 않았다.
사업적 시너지도 5년 전 기대했던 범위와는 차이가 있다.
롯데쇼핑은 한샘 투자 당시 롯데하이마트와 롯데건설까지 연결한 그룹 차원의 협업을 기대했다. 같은 시기 부산에 첫 리빙전문관 '메종 동부산'을 열고 경기 의왕에도 두 번째 대규모 리빙전문관을 추진하며 리빙사업 확대에도 힘을 싣고 있었다.
하지만 리빙시장 부진 등을 고려해 2023년 '메종 의왕'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다른 형태의 쇼핑시설로 콘셉트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했다. 현재 롯데쇼핑의 중장기 사업전략에서도 백화점 핵심점포 리뉴얼과 미래형 복합쇼핑몰, 마트·슈퍼의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 등이 주요 성장전략으로 제시돼 있다.
물론 한샘과 사업적 연결고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롯데하이마트는 한샘 매장에서 가전과 가구·인테리어를 함께 상담하는 통합매장을 확대했고 한샘에서 시작한 가전·인테리어 결합 방식을 다른 인테리어 사업자와의 협업으로도 넓히고 있다.
한샘 자체의 수익성도 최근에는 회복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13억 원으로 2023년 2분기부터 1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1년 전보다 9.2%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한샘이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다시 외형을 키우려면 주택과 인테리어 등 전방시장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가 안정화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나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전방시장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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