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8일 악시오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오는 11일 이란 전쟁의 종전을 위한 대면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제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고문이 이끄는 협상팀을 이번 협상을 위해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극적으로 2주 휴전에 합의한 데 이어 전쟁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밴스 부통령이 협상단을 이끌면서 협상 결과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스라엘이 휴전 첫날 레바논을 공격하는 등 주변국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종전 협상이 마무리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격화했던 전쟁의 흐름이 변곡점을 맞았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사이 무력 분쟁,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최악의 상황을 지나 해결 무드에 들어가는 방향성이 명확해 졌다고 판단한다”며 “협상 과정의 노이즈는 감안해야겠지만 종전 선언이라는 방향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란 전쟁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전후 중동 재건사업으로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공기 준수 및 현장 관리 능력에 특화돼 파손된 중동 에너지 생산 시설의 조기 정상화 측면에서 발주처의 최적 파트너”라며 “특히 긴급복구를 요하는 재건 사업의 특성상 일반적 해외 현장 대비 공사비 협상력이 높아 수익성 역시 우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동에서 오랜 기간 수주 활동을 이어 온 삼성E&A는 가장 수혜를 볼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국내 건설사의 최근 10년 동안 중동에서 수주 규모를 보면 삼성E&A가 238억 달러(약 35조2500억 원)로 가장 많다. 다른 주요 건설사의 수주 규모를 보면 현대건설은 224억 달러(약 33조1900억 원), 현대엔지니어링 92억 달러(약 13조6300억 원), 대우건설 66억 달러(약 9조7800억 원), GS건설 59억 달러(약 8조7400억 원) 등이다.
삼성E&A는 중동에서도 화공 플랜트를 비롯한 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주로 수주해 왔는데 이번 전쟁으로 이 분야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 역시 재건 수주 가능성은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상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동에서 전쟁으로 훼손된 주요한 시설물은 약 27곳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가운데 과거 시공 담당이었던 기업별 개수를 보면 삼성E&A가 7개이고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이 각 2개로 예상된다”며 “해당 현장을 맡았던 건설사가 다시 재건 수주를 받을 확률은 다른 건설사 대비 비교적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이 이번 전쟁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인프라 재건을 넘어 재배치, 강화 등을 추진하면서 수주 규모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 삼성E&A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근 10년 동안 중동에서 가장 수주 규모가 큰 건설사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재건은 피해시설 복구뿐만 아니라 에너지 생산 및 유통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신규 시설 구축까지 포괄하게 될 것”이라며 “걸프만 산유국과 이란 사이 피해보상을 놓고 긴 입씨름이 우려되지만 우크라이나와 달리 국가별 국영석유기업이 갖춘 재원으로 빠르게 재건에 착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궁 사장으로서는 중동 지역에서의 재건이 시작될 분위기가 강해지는 일은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
남궁 사장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아랍에미리트(UAE)에 위치한 삼성E&A(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의 중동지역 총괄법인인 SEUAE의 법인장을 맡는 등 중동 지역에서의 플랜트 수주에서 활약한 경험이 풍부한 경영자다.
남궁 사장은 중동에서 활동 성과를 인정받아 2020년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현재 삼성E&A를 이끌게 된 데에는 중동 지역 사업과 인연이 깊다.
남궁 사장은 최근 들어 사업영역 측면에서는 뉴에너지, 지역적 측면에서는 북중미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중동에서 재건사업 발주가 본격화하면 다시 주무대로 발길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남궁 사장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3년 임기 연임에 성공했다. 삼성E&A 측에선 아직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