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인선 시계가 이미 5개월째 늦춰진 가운데 지연 상황이 올해 상반기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카드업계가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구심점'이 불안정한 리더십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 여신금융협회의 차기 회장 인선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
더욱이 현직 회장이 외부 금융사 사외이사 자리를 맡으면서 시선 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다음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자동 연장되고 있는
정완규 여신협회장의 임기가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여신협회가 아직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도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선 절차의 첫 발 조차 떼지 못한 셈이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회추위가 구성되고 나서도 최종 선임까지는 1~2개월이 걸린다”며 “당장 절차를 시작하더라도 새 회장이 취임하는 시점은 5월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회추위 구성 논의도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금의 체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신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에는 여신협회장 인선과 관련해 별다른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언제 진행될 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선 지연 상황은 이날 기준으로도 이미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하고 있는 데 여기서 더 길어질 수박에 없다는 것이다. 정 회장의 임기는 2025년 10월 초 만료됐으며 지연 기간은 5개월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관 출신 후보군이 정해지지 않아 인선 작업이 미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신협회장은 카드사와 캐피털사 등 업계를 대표해 금융당국과 소통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그런 만큼 대부분 관료 출신 인사가 자리를 맡아왔다.
2010년 회장직이 상근직으로 전환된 뒤 선임된 5명의 회장 가운데 민간 출신은 KB국민카드 사장을 지낸 김덕수 전 회장뿐이다.
이 때문에 일정 수준의 관 출신 후보군이 형성된 뒤에야 본격적 인선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 회장이 계속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협회 리더십에 공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김주현 전 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이동하면서 실제로 협회장 자리가 비어 있었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선 지연이 장기화될수록 협회 리더십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정 회장이 차기 행보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정 회장은 2월 발표된 하나증권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20일 열리는 하나증권 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 ▲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이 하나증권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 <여신금융협회> |
하나증권은 하나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해당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여신협회장과 하나증권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것에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나증권은 정 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할 때 적극적 요건에서 “직무수행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다른 업무를 맡는 만큼 여신협회의 일에 오롯이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여신협회로서는 차기 회장 인선을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이러는 사이 회원사들이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도 협회가 안정적 리더십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더한다.
특히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을 필두로 한 신사업 활로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의 정의, 사업자 규제, 발행·유통 등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미래 결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협회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