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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첨단 반도체 공급망 '완성' 노린다, TSMC 라피더스 투자 지원에 설계 역량도 강화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6-02-27 16: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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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첨단 반도체 공급망 '완성' 노린다, TSMC 라피더스 투자 지원에 설계 역량도 강화
▲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와 TSMC의 현지 공장 설립을 지원하는 데 이어 자체 첨단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갖추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TSMC가 일본 기업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반도체 생산 법인 JASM의 파운드리 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와 TSMC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시설 투자를 돕는 데 이어 자국 내 반도체 설계 기업도 지원하는 대규모 정책을 시행한다.

반도체 소재와 장비, 제조업을 수직계열화하는 데 이어 이를 활용할 고성능 반도체 설계 역량도 자체적으로 확보해 완전한 자급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반영됐다.

닛케이아시아는 27일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 의결권을 60%까지 높일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며 “확실한 지배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라피더스에 1천억 엔(약 9209억 원) 상당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회계연도 2026년 예산에 반영된 투자금을 더하면 총 금액은 2500억 엔(약 2조3024억 원)까지 늘어난다.

라피더스는 이에 더해 32곳의 민간 기업에서 1676억 엔(약 1조5437억 원) 투자도 유치했다.

일본 정부가 현재까지 라피더스에 투자한 금액은 전체 지분의 60% 안팎에 해당한다. 다만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10%만 확보하기로 했다.

라피더스가 사업적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정부의 영향력을 제한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반면 라피더스의 상황이 악화하고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일본 정부가 의결권 있는 지분을 60%로 높일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해외 자본에 인수되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출자해 설립한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다. 2027년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 및 홋카이도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라피더스에 투자를 추진하는 총 금액은 3조 엔(약 27조6324억 원)에 이른다. 이를 사실상 국영 기업과 같이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는 대만 정부가 과거 TSMC 설립을 주도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일본 정부가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인 라피더스에 막대한 정책적 도움을 약속한 데 이어 최근 TSMC의 3나노 첨단 반도체 설비 투자도 유치했다. 마찬가지로 상당한 지원금과 세제혜택 등이 제공될 공산이 크다.
 
일본 첨단 반도체 공급망 '완성' 노린다, TSMC 라피더스 투자 지원에 설계 역량도 강화
▲ 라피더스의 2나노 반도체 샘플 홍보용 사진.
더 나아가 일본 경제산업성은 정부 주도로 첨단 반도체 설계 연구소와 장비 및 소재 연구센터, 반도체 테스트 설비를 갖춘 시설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초기 예산은 1306억 엔(약 1조2033억 원)로 책정됐다.

대만 경제일보는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와 TSMC의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를 신설해 공급망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이 자체적으로 첨단 반도체 설계 역량을 갖춰낸다면 이들은 자연히 라피더스와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고객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은 신설되는 연구소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서버, 자동화 로봇 등에 관련된 반도체 연구개발에 주력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현재 일본은 첨단 반도체 설계 및 제조 분야에서 모두 한국이나 미국, 대만 등 국가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 중국과 비교해도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십 년 전에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한국에 내준 뒤 반도체 산업이 전반적으로 크게 쇠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산업 성장으로 반도체 기술력 및 생산 능력이 국가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자 일본 정부는 공격적 지원 정책을 앞세워 명예 회복을 추진해 왔다.

TSMC의 일본 반도체 공장 유치와 라피더스 설립은 모두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꼽힌다.

일본 정부가 이러한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첨단 반도체 설계와 제조, 소재 및 장비까지 포함하는 완전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춰내려 힘쓰고 있는 셈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최근 일본 총선에서 큰 승리를 거둔 만큼 이러한 산업 정책은 더 강력한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경제일보는 “TSMC와 라피더스는 이미 일본 정부에서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있다”며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업 육성 전략에 윤곽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이 한국 및 대만과 수십 년 가까이 이어졌던 기술 격차를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으로 단기간에 좁힐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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