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빗썸 사태를 두고 디지털자산(가상화폐)거래소의 구조적 허점이 드러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9일 ‘2026년 업무계획’ 모두발언에서 “최근 빗썸 사고에서 드러난 가상화폐거래소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 해소 등 가상자산 시장 이용자보호를 위한 가상자산 2단계 법안의 효과적 이행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2026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빗썸은 앞서 6일 저녁 이벤트 참여자 가운데 249명에게 현금 62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실수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비트코인 62만 개를 지급했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빗썸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회원 위탁분을 포함해 약 4만2800개다. 이를 크게 웃도는 물량이 잘못 지급된 것이다.
이 원장은 이번 빗썸 사태가 가상화폐거래소 장부거래 방식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디지털자산시장에도 금융회사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 원장은 “잘못 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다”며 “오기입이 가능한 전산시스템에 관해 집중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어떤 형태든 가상자산 정보 시스템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가상화폐거래소가) 제도권에 편입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올해 이용자 보호 중심의 가상자산 감독‧조사체계 구축을 주요 업무로 추진한다.
먼저 최근 조직개편으로 신설한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 준비반을 운영해 가상자산 2단계 법안(디지털자산기본법)의 효과적 이행을 지원한다.
준비반은 가상자산 발행과 거래지원 관련 공시체계를 마련하고 디지털자산업자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인 등의 인가심사 업무 매뉴얼 관련 서식을 만든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1단계 법안(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투자자 보호에 집중했다면 가장자산 2단계 법안은 산업 규제와 제도적 기본 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디지털자산업계의 건전한 경쟁 촉진과 이용자의 합리적 선택 지원을 위해 가상자산거래소 거래 수수료 구분 관리와 공시 세분화도 추진한다. 시장 질서를 크게 훼손하는 가상자산시장 주요 고위험분야를 대상으로 한 기획조사를 실시한다.
금감원은 이밖에도 이상 급등 가상자산을 초·분 단위로 분석해 혐의구간, 그룹 등을 자동 적출하는 기능과 인공지능(AI) 활용 텍스트 분석기능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