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현 기자 BlueAn@businesspost.co.kr2026-0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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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망국적 부동산 투기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을 포함해 자신의 SNS에 연일 부동산 문제 관련 글을 게시하며 정책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정비 사업 성공과 코스피5000 달성 등을 언급하며 부동산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X 게시글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2월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글을 올렸다. 이에 세인의 관심이 집중됐고, 보유세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일단 5월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확정적이다. 만약 이 대통령이 중과 유예 조처를 이어간다면 이 대통령은 취임 7개월 만에 비웃음거리가 된다. 이 대통령이 그런 사정을 모를 리 없다.
시장도 호응하고 있다. 서울 강남3구에서 매물이 10% 정도 늘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물론 이는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실제 5월9일 이후 다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매물 잠김’으로 시장 분위기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몇 가지 장면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5년 전 스스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앞장서 주장한 적이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양도세 중과를 두고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다주택자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라고 덧붙였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김부겸 총리는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김 총리는 이어 “양도세 중과 도입 시 이미 5월 말까지 유예기간을 줬는데 그때 정부를 믿고 주택을 처분한 분들은 피해를 본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당시 언론은 ‘신구 권력’이 충돌한다고 바라봤다.
양쪽이 내세우는 찬반의 근거는 지금과 완전히 똑같다. 요컨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180도 말을 뒤집은 셈인데,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은 이 대통령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대신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사정을 살피면 이 대통령의 양도세 중과 유예는 명백히 ‘정치적 선택’이라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그는 왜 이 시점에, 이 사안을, 이런 방식으로 꺼내들었는지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만 그의 다음 행보를 가늠할 수 있다.
다음 장면은 지금 국회에서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달 3일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를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첫 회의를 열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6월 코스피5000 특위를 출범시켰는데, 6개월 만에 실제 코피스 5000이라는 목표가 달성되자 다음 목표를 새로 설정하고 새롭게 힘을 싣기 시작한 것이다.
겉으로 보면 별반 이상할 것 없는, 자연스런 흐름이다. 하지만 민주당 쪽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어떠한 행동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특별위원회 출범은커녕 개별 의원들조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부동산 여론전에 화력을 더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통령 혼자 외롭게 싸우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시한다.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수수방관하는 사이, 반대로 민주당 서울시당 쪽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나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축소를 주장하고 나섰다. 서울시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을 맡은 황희 민주당 의원(서울 양천갑)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주장을 펼쳤다. 국민의힘 쪽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역시 지역구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행동으로 읽힌다.
민주당이 이처럼 부동산 문제에 발을 담그지 않으려는 것은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로 거의 바닥까지 떨어진 적이 있으니 섣불리 참전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외로운 싸움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다음은 철도 이야기다.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번달 6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남부내륙철도’ 착공식에 참석했다.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에서 경남 거제까지 총 연장 174.6㎞ 구간에 총 사업비 7조974억 원이 투입된다. 오는 2031년 개통이 목표인데, 노선이 개통하면 고속열차(KTX)를 통해 경남 거제에서 서울까지 2시간40분대로 이어준다.
이 대통령은 착공식에서 “지난 시기에 자원과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에 모든 자원과 기회를 한쪽으로 몰아서 소위 몰빵하는 올인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며 “모든 것이 모인 서울은, 집값이 폭등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경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이어 열린 경남지역 타운홀미팅에서도 철도와 아파트를 묶었다.
그는 “남부내륙철도는 (공사에) 7조1천억 원이 든다더라. 7조 원이 없어서 60년 동안 한다고 말해 놓고, 안 하고 있었다”며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1개 노선을 까는데 보통 7조 원, 10조 원이 든다. 이렇게 깔고, 저렇게 깔고 그런다. 그러니까 편해서 사람이 더 몰리고, 그러니까 더한다”고 말했다. 철도(균형발전)와 부동산은 이렇게 한 꾸러미에 엮였다.
부동산 문제는 기준금리, 부동산 세제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도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우리가 잠시 잊고 있지만 이런 대증 요법은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부동산이 그 어느 투자 수단보다 높은 차익을 남긴다면 돈을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몰릴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서울에,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사려 한다면 아파트 값이 오르는 건 필연이다.
부동산 문제는 그것이 유일한 투자 수단이 되지 않을 때, 비수도권이 윤택한 삶의 대안이 될 때 비로소 근본적 해결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와 사회의 틀을 새로 짜는 거대한 문제이다. 이 대통령은 과연 그의 임기 5년 안에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안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