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성 기아 미국 관세에도 올해 실적 드라이브, 유럽은 '전기차' 미국은 '텔루라이드' 승부수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6-01-29 16: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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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자동차 관세에도 올해 실적 성장을 위한 드라이브를 건다.
관세 비용이 지난해보다 많게는 4천억 원 정도가 증가한 3조5천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도, 송 사장은 올해 매출 7%, 영업이익 12%를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내걸었다.
▲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매출 7.2%, 영업이익 12.4%를 늘리는 공격적인 실적 목표를 내세웠다.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올해 목표 달성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송 사장이 현지시각 2026년 1월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6 브뤼셀 모터쇼' 언론 공개 행사에서 소형 전기 해치백 'EV2'를 소개하고 있다. <기아>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올해 목표 달성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송 사장이 실적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한 것에서 올해 출시할 신차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아는 올해 경영계획(가이던스)으로 매출 122조3천억 원, 영업이익 10조2천억 원을 설정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7.2%, 영업이익은 12.4%가 늘어나는 것이다.
정성국 기아 IR·전략투자담당은 28일 열린 2025년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미국 자동차 관세로 적게는 3조3천억 원에서 많게는 3조5천억 원 정도를 부담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관세 비용으로 3조930억 원을 지불한 것과 비교했을 때 2천억~4천억 원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12% 이상 끌어올리려면 결국 판매량을 크게 늘려야 한다.
기아는 올해 글로벌 도매 판매를 전년 대비 6.8% 확대하는 것을 목표를 잡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난해보다 21만4천 대를 더 판매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판매 성과가 올해 기아 실적 목표 달성 여부 가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차 효과를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유럽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기아의 전기차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시장이다.
기아는 올해 초 유럽 전략형 모델인 소형 전기 해치백 EV2를 출시하면서, 유럽에서 EV3, EV4, EV5, EV6, EV9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풀라인업을 완성했다.
유럽연합(EU)이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정책을 철회하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 유럽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가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앞질렀다. 기아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가 전기차 풀라인업을 내세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오는 수요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지난해 4분기 유럽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서유럽에서 11만2천 대를 판매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6% 줄었다. 시장 점유율도 3.6%에서 3.3%로 0.3% 포인트 감소했다.
▲ 북미 전략형 모델인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텔루라이드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기아>
유럽 시장 경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유럽 완성차 제조사들과도 판촉 경쟁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기아는 올해 판매량을 서유럽에서 11.4%, 유럽 전체에서는 10.2%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송 사장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 ‘디올뉴 셀토스’와 EV2의 신차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6년 만에 출시된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디올뉴 셀토스에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새롭게 추가됐다. 1세대 셀토스는 유럽에서 판매되지 않았고, 디올뉴 셀토스가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투입된다.
유럽에서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4분기보다 9.7%포인트, 전기차 판매비중은 10.7%포인트 증가하며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기아가 유럽에서 전기차 풀라인업을 완성한 상황에서 친환경차 판매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점이 디올뉴 셀토스와 EV2 출시와 맞물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은 미국이다. 기아는 북미 시장에서도 판매량을 4.5% 늘리기로 했다.
북미 시장에서 기아의 가장 큰 수익 모델로는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꼽힌다. 북미 전략형 모델로 2019년 출시된 텔루라이드는 연간 판매량이 약 13만 대를 기록할 정도로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송 사장은 올해 초 내놓은 텔루라이드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북미 시장에서 승부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2세대 텔루라이드에도 디올뉴 셀토스와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새롭게 추가됐다.
기아는 텔루라이드 완전변경 모델이 1세대 모델과 비교해 연간 5만 대 이상 더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이익을 12%나 늘리겠다는 것은 쉬운 목표가 아니다”라며 “새로 출시될 신차에 대한 자신감 없이는 이런 공격적 목표를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