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엘러밸에 위치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 9월18일 촬영됐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의 불안정한 규제 환경으로 배터리와 전기차 투자에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혁재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총괄 겸 부사장은 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 규제 환경에서는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3일 보도했다.
이혁재 부사장은 미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했다가 방향을 바꿨던 일을 정책 불안정성의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전임 정권에서 추진했던 친환경 에너지 육성 정책을 철회해 친환경 제조업인 배터리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무역 장벽을 높인 점도 현지 투자 난이도를 높인 요인이라고 이 부사장은 꼽았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미국에서 배터리를 제조하는 기업 다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원자재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데 차질을 빚는다.
이혁재 부사장은 “미국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면 산업을 선도할 수 없다”며 “세계 다른 나라가 이미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공격적인 관세와 이민 정책으로도 기업 투자에 영향을 줬다.
특히 이민 당국이 9월4일 조지아주에 건설 중이던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단속함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둔 해외 기업이 충격을 받았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그룹 관계자도 미국의 정책이 비일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드류 퍼거슨 현대차그룹 HMG워싱턴사무소장은 “기업은 이렇게 큰 폭의 정책 변화를 감당할 수 없다”며 “정책 안정성이 혁신 투자의 전제”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8월27일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 동안 미국에 260억 달러(약 38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현대차와 GM과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포함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