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나생명보험이 올해 흑자 기조를 이어가자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생명보험> |
[비즈니스포스트]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강화 움직임에서 보험업 성장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4대 금융그룹(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하나금융이 최약체이기 때문이다.
남궁원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하나금융의 이런 최대 약점을 보완해줄 인물로 발탁됐다. 취임 첫해 하나생명보험(하나생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자 그의 연임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하나생명의 실적 개선이 아직 유의미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나금융 계열사 전체에서 하나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 0.4%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나생명의 시장점유율도 2023년 보험료수입 기준 0.7%에 불과하다.
◆ 은행업 수익성 하락하며 비은행 부문 경영 핵심 과제로 떠올라
경쟁사와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총자산 기준 생보 22개사 가운데 하나생명의 순위는 19위로 최하위권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4위, KB금융은 7위로 상위권을 차지한다. 순위에 없던 우리금융도 단숨에 6위 규모로 올라섰다. 지난해 이사회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하기로 결의하면서 하나금융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격차를 벌린 것이다.
문제는 금융사에서 보험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는 은행업 퇴조와 연관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1월 ‘경제환경의 구조적 변화와 은행의 전략 변경 필요성’ 보고서에서 은행의 수익성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돼 “은행의 대출 위주 수익 창출 전략의 지속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업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NIM은 2012년 이후 2%대 아래로 떨어져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1.42%, 2021년 1.45% 2022년 1.62%로 근소한 차이로 올랐다가 다시 2023년 1.65%, 2024년 1.57%, 2025년 상반기 1.52%로 꺾이는 추세다.
은행업의 수익성 전망이 악화하면서 각 금융사별로 비은행 부문 실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실적 쌓고 계약률 올렸는데 전임자 ‘연임 0회’ 전력 깰까
남궁원 사장은 2024년 선임돼 하나생명 실적을 개선시켰다. 하나생명은 2023년 별도기준 순손실 55억 원을 냈는데 2024년 순이익 12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것이다.
올해 임기가 종료되는
남궁원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다.
긍정적 지표도 눈에 띈다. 하나생명의 지난해 신계약률은 40.6%로 생보 22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보유계약 금액 증가율도 19.2%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생보사 절반 이상 보유계약 금액이 감소하는 추세였음을 감안하면 하나생명이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음을 알 수 있다.
하나생명은 올해에도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하나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02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6% 늘었다.
하나생명에 따르면 올해 수익성 개선은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상품 위주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다. 하나생명은 투자 부문에서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험자산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며 지속적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시즌2가 올해 시작된 만큼 하나생명의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낸
남궁원 사장을 교체할만한 이유를 실적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다만 한쪽에서는 하나생명의 역대 대표이사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사장이 드물다는 점에서 남궁 사장의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영국 은행 HSBC가 2013년 하나생명(당시 하나HSBC생명)의 지분 49%를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면서 하나생명이 재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연임에 성공한 사장은 한 명도 없다. 김인환, 권오훈, 주재중, 김인석, 이승열 사장 모두 첫 번째 임기를 마친 뒤 물러났다.
남궁 사장의 전임자인 임영호 전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임기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1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 안정이냐 또 다른 도전이냐, 하나생명 갈림길에서 함영주의 선택은
남궁원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2023년 말 열린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8개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새로 추천된 인사다.
당시 하나생명 인사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다른 계열사 사장단 유임을 결정한 것과 다른 흐름이어서 주목받았다.
남궁원 사장은 1991년 외환은행(현 하나은행)에 들어가 증권운용실장과 전략기획부 팀장을 거쳐 자금시장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자금시장사업단장 상무, 자금시장그룹장 전무와 부행장, 경영기획그룹장 부행장, 자금시장그룹 부행장을 거쳐 2024년 하나생명 사장이 됐다.
남궁원 사장의 임기는 올해 말 종료된다. 김주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