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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소프트 오아시스 12년 흑자는 좋았지만, 김영준 체급 다른 '종합 이커머스' 감당할 수 있나

안수진 기자 jinsua@businesspost.co.kr 2025-10-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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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소프트 오아시스 12년 흑자는 좋았지만, 김영준 체급 다른 '종합 이커머스' 감당할 수 있나
▲ 김영준 지어소프트 총괄경영대표. <그래픽 씨저널>
[비즈니스포스트]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지어소프트가 ‘종합 이커머스 회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리테일 전략 측면에서는 여전히 과거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어소프트는 업계의 적자 흐름 속에서도 오아시스의 안정적 흑자 성장을 이어왔지만 티몬을 인수하면서 경영 불확실성과 재무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2차전지 사업과 동남권 물류센터 투자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시도 역시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영준 지어소프트 총괄경영대표가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 생협 기반에서 이룬 오아시스 12년 흑자와 성장의 한계

오아시스가 12년 동안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온 비결은 생협 기반의 지역 밀착형 성장과 자체 IT시스템의 효율성에 있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으로 알려졌지만 오프라인 매장인 오아시스로부터 출발했다.

모태는 2011년 설립된 우리네트웍스로, 김영준 대표가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 경영진과 함께 설립해 우리생협의 위탁판매를 담당했다.

2015년부터 우리생협의 위탁판매 매장을 운영하면서 조합원을 중심으로 안정적 수요를 확보했고 점차적으로 직영점 수를 늘리면서 독립 기반을 다졌다.

지역 농수산물의 직매입·직거래를 통해 신선한 식품을 공급하면서도 기존 생활협동조합과는 다른 수익구조를 구축했다.

생협이 조합원 출자와 조합비를 받아 이익을 공유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면, 오아시스는 사업자로서 출자금을 없애고 최초 조합 가입비 3천 원만 받는 대신 상품 판매수익을 창출했다.

직영 운영으로 전환한 뒤에는 간판에서 ‘우리생협 위탁판매점’ 문구를 떼고, 온라인 플랫폼 ‘오아시스 마켓’‘을 개설하면서 일반 고객으로 대상을 확장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의 시너지는 폐기재고 최소화와 브랜드 노출 효과, 상호 고객 유입 확대 등으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IT시스템업체 지어소프트를 인수하면서 리테일 전 영역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고, 자체 개발한 ‘오아시스 루트’로 물류의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면서 효율을 높였다.

김수희 오아시스 마켓 이사는 한 매체(로지브릿지)와의 인터뷰에서 “흑자 비결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오아시스 루트”라며 “전산시스템을 통해 발주부터 재고관리까지 폐기율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성남과 의왕에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물류망을 확장해왔다. 앞으로도 추가 확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아시스는 2011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12년 연속으로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이어왔다. 

◆ 지역단골과 전국 단위 플랫폼의 간격

티몬 인수를 계기로 ‘종합 이커머스 회사’로 변신을 꾀하는 지어솔루션의 행보에는 의문도 따른다. 

지금까지의 흑자 성장 공식은 지역 기반 신선식품 중심의 새벽배송 모델에 있었다. 

다만 쿠팡이나 네이버, SSG닷컴 등 대형 경쟁사들이 전국 단위 물류망과 택배 네트워크를 완성한 상황에서 지역 밀착형 전략만으로는 확장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지어소프트는 오프라인 매장도 중점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매장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보조 장치 역할을 한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현재 기준 가시화된 계획은 없지만 오프라인 매장 확장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자체개발한 AI 무인계산대를 도입한 오아시스 매장을 서울 강남점에 열면서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통한 지역단골 확대’를 강조했다. 

이는 협동조합 시절의 운영논리에 가깝다. 

지역단골 중심의 충성고객 확보는 지역권 내에서 단기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전국 단위 플랫폼 경쟁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지어소프트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역단골’이라는 생협적 성장 방식을 넘어, 전국 단위의 물류 효율성과 상품 다양성, 기술기반의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준 대표가 지역 울타리 안에서 유지해온 ‘강자’ 지위의 함정’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종합 이커머스 회사’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지어소프트 관계자는 “온라인 새벽배송을 중심으로 전국 권역에 매장을 차츰 늘려나가는 게 목표다”며 “물류센터도 더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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