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간 한미약품의 비용 부담 요인으로 꼽혔던 평택 바이오플랜트 2공장이 비만 신약 상업화의 핵심 거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장기간 한미약품의 비용 부담 요인으로 손꼽혔던 평택 바이오플랜트 2공장이 비만 신약 상업화의 핵심 거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음에도 가동률이 저조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으나, 비만 신약 상업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21일 한미약품 안팎에 따르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연내 국내 임상3상 주요(탑라인)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약물이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해 선보이는 첫 비만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5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됐다가, 사노피가 연구개발 전략을 재편하면서 2020년 권리를 반환했다. 이후 한미약품이 독자적으로 임상을 이어왔고, 상업화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번 비만치료제 상업화는 정체되어 있던 평택2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릴 기회로 평가된다.
평택2공장은 사노피의 상업 생산을 대비해 한미약품이 2016년 약 1730억 원을 투입해 2018년 완공했다. 그러나 이후 사노피가 후보물질을 반환하면서 완공 이후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로 남아 있었다.
현재 평택 2공장에서는 2022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와 파트너사인 MSD(머크)의 임상용 시료를 생산하고 있다. 다만 해당 물량만으로는 대규모 설비를 충분히 가동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평택 2공장의 고정비는 연간 약 700억 원 수준으로, 낮은 가동률 탓에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미약품이 2024년 11월 이노베이션데이에서 공개한 평택 바이오플랜트 가동률 예상 추이. <한미약품> |
한미약품도 평택바이오플랜트의 저조한 가동률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신해곤 글로벌 사업본부 해외영업 상무는 지난해 11월 한미이노베이션데이에서 “바이오플랜트 설립 이후 가동률이 낮았다”라며 “수주 확보가 충분치 않아 소량생산 위주로 운영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해외시장에서 고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플랜트 가동률이 올라가면 제조원가 절감과 이익률 상승에 직결된다”며 “이는 한미약품 글로벌 사업 뿐 아니라 국내 사업 매출과 손익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2공장 가동률은 2025년까지는 30% 수준을 유지하다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 생산이 시작되는 2026년에는 70% 2027년에는 9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가에서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가동률 개선이 한미약품 연결 이익률 상승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만치료제 상업 생산과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가 본격화되는 시점에는 한미약품의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인 ‘평택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수입 제품과 달리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데다, 보다 경제적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어 비만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과 지속성을 대폭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 에페글레나타이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자체 생산 의약품과 함께 여유 설비를 활용한 CDMO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박람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글로벌 제약사 대상 수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