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재산분할' 파기환송 후 SK 주가 어디로? 최태원 경영권 안정 위한 자사주 소각 기대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5-10-17 16: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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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의 파기 환송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증권가에서는 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SK그룹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돼 향후 지주사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 '세기의 이혼' 소송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SK 지주사 주가 기대감은 살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대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과 관련,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두 사람의 재산형성 과정에 노 관장의 기여분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다.
SK 지주사의 지분 일부가 노 관장에게 넘어가면서 최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노 관장이 일부 지분을 확보한 뒤 우호세력까지 끌어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심에서는 분할액이 665억 원으로 다소 낮게 책정됐다. 2심에서는 액수가 1조3808억 원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16일 대법원은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의 전신인 옛 선경그룹에게 건넸던 300억 원을 뇌물로 봤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이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자금을 지원한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불법성이 현저해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 내용으로 참작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향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재산 분할액은 수 천억 원대에서 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그룹으로선 한 시름 놓게됐다.
동시에 SK 지주사 주가 향배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혼소송을 거치는 와중에 올해 4월부터 SK 주가는 크게 뛰었다.
지주사 종목 주가가 대부분 오르는 상황이었다. SK의 경우 이혼소송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재산분할 액수가 1조 원을 넘길 경우 최 회장이 현금확보를 위해 배당을 대폭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16일 대법 판결이 나오자 SK 주가는 5.62% 하락마감했는데, 두 가지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SK가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SK 지주사 주식에 대해 새로운 기대를 내놓고 있다.
재산분할금 감소 및 경영권 안정화로 SK의 주주가치 제고노력이 기존에 계획했던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최 회장이 경영권 위협에 대한 우려를 겪었기 때문에 앞으로 지배권을 더욱 단단히 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는 24.8%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빠르게 소각해 최 회장의 지분율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은 경영권 안정화를 최우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사주 소각을 통해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을 33.9%까지 상승시켜 경영권을 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