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석에 걸린 장기 휴장이 끝난 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는 증권가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긴장관계에 놓인 미국-중국 정상 간 회담 등 주요 사안들이 돌출할 수 있어 그에 따른 다양한 수혜 업종들이 거론된다.
▲ 긴 연휴 이후 증시를 이끌어갈 모멘텀은 APEC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APEC 개최 예정지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전경. < APEC 준비지원단 > |
2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2.7%(93.38포인트) 오른 3549.2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급등은 삼성전자(3.49%), SK하이닉스(9.86%) 등 대형 반도체주가 이끌었다.
미국에서 메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이 오픈AI 등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기업과 다양한 협력을 맺으면서 AI 테마 과열 우려가 불식됐다.
뿐만 아니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우리나라를 찾아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AI 관련 협의를 진행한 점도 국내 반도체주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AI 관련 산업에 한해서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투자자도 삼성전자 1조7200억 원어치, SK하이닉스 2487억 원어치 순매수하면서 반도체 매수세를 이어갔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가 빠르게 상승한 만큼, 긴 추석 연휴 이후의 증시 앞날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휴 이후에는 APEC 모멘텀이 증시를 주로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APEC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로 예정돼 있는데, 약 6년 만의 트럼프-시진핑 간 미중 정상회담 실현 가능성 등 여러 잠재력을 내포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의 증시 투자 아이디어로는 APEC 회의 모멘텀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 경주 APEC 행사에서 미중 정상회담 실현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 |
우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있으므로 APEC 모멘텀을 통해 중국 소비주의 기대감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중국인 방한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됐다.
중국에선 2020년 이후 5년 만에 국경절과 중추절이 겹쳐진 ‘황금주’가 전날부터 시작됐다. 소비성향이 높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방한객으로 대거 입국함에 따라 국내 중국 관련 소비주 기대감이 이미 강해진 상황이다.
이에 백화점, 호텔, 카지노, 화장품, 미용의료 등 업종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비자 입국 정책이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분명하며 4분기 관광수지 적자 폭 또한 줄어들 것"이라며 "이 같은 흐름은 내수 유통 기업의 실적 개선, 섹터 수급에 긍정적"이라 말했다.
뿐만 아니라 시 주석의 방한으로 한한령 본격 해제 기대감이 작용한다면 엔터주 역시 주목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국은 한국인 개인 관광객에까지 무비자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 개인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가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도 성사된다면 조선주도 기대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이 미 해군 유지정비보수(MRO) 사업을 본격 개시하면서 한미 조선업 협력 기대감이 재개된 데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HD현대의 울산 조선소를 방문할 가능성 있기 때문이다.
김지현 연구원은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의 HD현대 울산 조선소 방문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과 내러티브가 받쳐주는 상황”이라 말했다.
한편 APEC에 글로벌 AI 거두들이 모여들 가능성도 있어 반도체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샘 올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 등 글로벌 주요 인사의 APEC 참석이 성사될 경우 AI 투심을 자극할 것”이라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