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CEO가 테슬라 이사회 차원에서 그의 정치적 활동을 제한해야 한다는 유명 증권사 연구원의 의견에 거세게 반발하며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일론 머스크의 X 계정.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 이사회가 최근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한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활동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증권사 연구원의 의견이 나왔다.
일론 머스크는 이런 의견을 두고 거세게 반발하며 정치 참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CNBC는 9일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이사회의 견제 장치를 제안한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의 의견에 강한 분노를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증권사 웨드부시의 아이브스 연구원은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의 경영 참여를 사실상 의무화하는 규정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만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설정하고 정치 참여 정도를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가 미국 정부의 예산 감축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테슬라 경영에 소홀했다는 주주들의 비판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새 정당 ‘아메리카당’ 창당을 발표하며 정치에 더 활발히 참여할 계획을 세운 만큼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대표적 테슬라 ‘낙관론자’로 꼽힌다. 그동안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역할과 관련해서도 대체로 긍정적 시각을 보여 왔다.
현재 그가 내놓은 테슬라 목표주가는 500달러로 증권가에서 최고치에 해당한다.
그러나 테슬라 이사회가 앞으로 이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낙관적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아이브스 연구원은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를 둘러싼 ‘드라마’는 이제 끝나야만 한다”고 젓붙였다.
일론 머스크는 소셜네트워크 X를 통해 아이브스 연구원의 의견에 “닥쳐라(Shut up), 댄”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감정적 반응을 보이며 거세게 반발하는 태도를 보인 셈이다.
아이브스는 이와 관련해 CNBC에 “일론 머스크의 의견도 존중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테슬라 이사회가 취해야 할 올바른 행동들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윌리엄블레어 등 다른 투자기관도 일론 머스크의 아메리카당 창당 등 정치적 행보 확대를 두고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윌리엄블레어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 주주들은 일론 머스크가 정치 분야에 계속 집중하는 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는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8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3% 상승한 297.8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7일 하루만에 7% 가까이 떨어진 뒤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