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07-03 16: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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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홍유석 지놈앤컴퍼니 대표이사가 회사를 항체-약물접합체(ADC) 중심의 항암제 개발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매출의 주요 축이었던 마이크로바이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정리하고, 기존 파이프라인과 컨슈머(화장품·프로바이오틱스) 사업 중심으로만 유지할 방침이다.
▲ 홍유석 지놈앤컴퍼니 대표이사가 항체-약물접합체(ADC) 중심 항암제 개발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지놈앤컴퍼니의 신약개발은 ADC를 포함한 신규 타깃 항암제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3일 지놈앤컴퍼니에 따르면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 정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회사는 10일자로 투자자들로부터 미국 자회사 리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List Biotherapeutics)의 우선주를 현물출자받고 그 대가로 지놈앤컴퍼니 전환우선주(CPS) 7만4천829주를 지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놈앤컴퍼니는 앞서 4월 271억 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와 2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총 541억 원을 조달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2일 공시에 따르면 CPS 규모가 257억 원으로 소폭 줄면서 최종적으로는 527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현물출자받은 리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지분은 해당 법인에 다시 매각할 예정이다. 지놈앤컴퍼니는 확보한 자금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ADC 중심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리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피셔스에 대규모 마이크로바이옴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시장 위축 등으로 사업을 중단하고 올해 3월 부지를 반환했다.
▲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ADC 분야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며 대외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사례가 단 2개뿐이며 적응증도 모두 장질환에 국한되어 있어 시장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ADC 치료제 시장은 블록버스터 항암제 ‘엔허투’의 성공과 함께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가 지난해 매출의 45.4%를 차지하는 마이크로바이옴 CDMO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은 ADC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ADC 분야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며 대외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주력 ADC 파이프라인이 이미 기술수출로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초기 연구 완료 후 후속 계약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다.
2024년 6월에는 스위스 제약사 디바이오팜(Debiopharm)에 전임상 단계의 ADC 항체 ‘GENA-111’을 총 4억2600만 달러(약 5860억 원)에 기술이전했다. 올해 2월에도 영국 바이오텍 엘립시스파마(Ellipses Pharma)에 자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ENA-104’ 항체를 기술이전했다. 선급금(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없이, 상업화 이후 수익을 일정 비율로 배분하는 구조다.
그렇다고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완전히 놓은 것은 아니다. 파이프라인 확장은 중단하지만 2015년 설립 초기부터 해당 분야에 집중해온 만큼 기존 후보물질 개발은 이어가고, 화장품·프로바이오틱스 중심의 컨슈머 사업은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놈앤컴퍼니도 연구개발, 신사업, 글로벌 확장 등 핵심 사업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3인 각자대표 체제를 갖추고 있다. 홍유석 대표는 회사의 전략, 신약개발 기반 사업개발(BD) 등을 총괄하며, 배지수 대표는 해외사업 및 국내 컨슈머사업 등 신사업 추진, 박한수 대표는 연구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특히 홍 대표가 강조하는 ‘자생 가능한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현금창출 기반이 필요하다. 컨슈머 사업은 실제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실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의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은 277억 원으로 2023년(142억 원)과 비교해 95.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09억 원 줄어든 241억 원을 기록하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특히 신약개발 마일스톤이 2023년 2억 원에서 2024년 71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컨슈머사업 매출도 22억 원에서 79억 원으로 증가했다. 컨슈머사업은 1분기에도 지난해 1분기보다 140% 증가한 24억 원으로 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