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1-06 16: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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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중공업이 올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발 LNG운반선 발주 붐에 올라타며 역대급 수주 성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수주 목표로 125억77억 달러(약 18조3450억 원)를 내걸었는데, 지난해 수주액 108억5천만 달러보다 15.9% 늘어난 것이다.
▲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발' LNG운반선 발주 강세를 확신하고, 지난해 수주실적보다 16% 가량 더 높은 수주 목표를 내걸었다. < HD현대 >
회사는 지난해 조선업 호황 사이클 진입에 따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0% 이상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 사장은 올해도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이어가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75%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6일 HD현대중공업과 조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액 목표를 전년 대비 16% 가량 늘려잡은 것을 두고 이 사장의 강한 사업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 조선 3사 계열사들의 2025년 수주액 목표를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수주 실적인 108억5천만 달러를 웃도는 금액을 목표로 설정한 반면, HD현대삼호(45억7100만 달러)와 HD현대미포(38억 달러) 등은 지난해 수주액을 밑도는 금액을 올해 목표로 설정했다.
HD현대중공업의 부문별 수주목표를 보면 상선 63억 달러, 특수선 15억6700만 달러, 해양 18억8400만 달러로 지난해 수주액보다 각각 13.2%, 136.7%, 32.3% 높게 설정됐다. 엔진 사업 부문만 28억2600만 달러로 2024년 실적보다 11.7% 줄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와 관련해 “지난해 보수적으로 제시한 수주액 목표를 큰 폭으로 초과 달성했는데, 과거 수주액 목표를 높이 잡았다가 달성하지 못해 실망을 안겨주는 패턴을 끊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특히 이상균 사장은 올해 LNG운반선의 강한 발주세를 확신하고, 더 높은 수주 목표를 내건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여러차례 시사했듯이 미국의 LNG 수출 프로젝트가 잇달아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환경 이슈를 문제로 2024년 1월부터 LNG 수출 프로젝트 승인을 보류했는데, 그간 지연된 LNG 수출 프로젝트가 '에너지 가격 대폭 인하'를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행정부에서 다시 본격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연구원은 “2025년 최종투자결정(FID) 예정인 미국 LNG 시설 건설 프로젝트는 모두 9개, 합산 생산량은 연 1억200만 톤”이라며 “이를 운반하기 위해 필요한 LNG운반선 수는 범용 선형 기준으로 123척”이라고 분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밀려드는 주문에 따라 2028년도 납기일정 슬롯의 절반을 채웠다. 회사는 잔여 슬롯이 많지 않아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던 천연가스를 미국·중동으로부터 해상으로 수입하면서 LNG 해상운송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는데, HD현대중공업이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2024년 수주가 줄어든 것은 2028년도 인도 슬롯의 절반 가량을 채운 상태에서 수익성을 기준으로 일감을 수자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24년 11월 말 기준 회사의 LNG운반선 수주잔고는 60척이다.
▲ LNG운반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LNG 해상운송 수요가 늘며 2021년부터 선가가 오르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모습. < HD현대중공업 >
LNG운반선은 높은 가격의 선종으로, 지난해 회사 실적개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HD현대중공업은 2024년 매출 14조4615억 원, 영업이익 670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도보다 매출은 20.9%, 영업이익은 275.4% 각각 증가하는 것이다.
조선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운반선(17만4천CBM급) 선가는 2020년 말 1억8600만 달러에서 2021년 말 2억500만 달러, 2022년 말 2억4800만 달러, 2023년 말 2억6500만 달러, 2024년 말 2억6천만 달러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도 HD현대중공업이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에 따라 연결기준 매출 16조7140억 원, 영업이익 1조177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증권 실적 컨센서스보다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75.5% 각각 늘어난 수치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발주가 지속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수주 목표를 설정했다”며 “안정적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