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지난 7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한 세계 네이버웹툰 이용자 지표 현황. 세계 월간활성이용자수(MAU)와 월간유료이용자수(MPU)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4.9%, 1.1% 감소했다. <네이버웹툰> |
[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 콘텐츠 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네이버웹툰’ 이용자 수가 일본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웹툰이 로맨스 등 특정 장르 작품을 주로 공급하면서 참신성이 떨어졌고, 세계 각국 현지에 맞는 서비스 전략과 작품이 없어 이용자 수 감소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웹툰의 세계 이용자 지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미국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지난 7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한 이용자 지표에 따르면 세계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6690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월간유료이용자수(MPU)도 1.1% 줄어든 790만 명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일본이 유일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 일본의 3분기 MAU는 2250만 명, MPU는 23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15% 늘었다.
반면 한국 MAU는 2500만 명, MPU는 390만 명으로 각각 5.8%, 8.1% 감소했다. 해외 기타 지역도 MAU는 1억1940만 명으로 6.3% 줄었고, MPU는 전년 수준인 170만 명에 머물렀다.
이같은 이용자 감소는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3억4790만 달러(약 4725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 하지만 808만5000달러(약 109억8000만 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손실 폭이 19.8% 증가한 것으로,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측은 인공지능(AI)을 유료 콘텐츠에 접목해 ARPPU(결제 유저당 평균 매출)를 증가시켜 매출 성장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지만, 이용자 수가 줄고 마케팅 비용은 늘어 영업손익을 흑자로 돌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세계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 주요 원인으로 외국 이용자들이 웹툰과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서구권에서는 종이만화가 주류이고, 위 아래로 넘기며 보는 웹툰은 생소한 상황"이라며 "기존에 익숙한 지식재산권(IP)과 달리 국산 웹툰의 내용도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웹툰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동양권과 달리 서구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웹툰 콘텐츠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계속해 현지화에도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0월15일 발표한 '2024 만화산업백서'에서 웹툰 이용자 3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그래프. <한국콘텐츠진흥원> |
대부분 웹툰 작품이 기존 흥행작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다양성과 참신성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창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지난 8월8일 한 강연에서 "국내 웹툰이 직면한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가 장르편향"이라며 "국내 현존하는 웹툰 작품들의 약 60% 정도가 로맨스 장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웹툰 창작물이 계속해 장르를 혁신하고, 개발하고, 세분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두가 좋아할 무난한 콘텐츠가 아닌 구매를 끌어낼 수 있는 뾰족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4년 10월 15일 발표한 '2024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웹툰 이용자 3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웹툰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소재와 줄거리'가 꼽혔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