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11-18 15: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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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가 이례적으로 바리스타 대규모 채용에 나서며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SCK컴퍼니가 지역별 상시채용이나 상·하반기 공개채용 이외에 추가로 바리스타 1천여 명을 전국적으로 모집하면서다.
▲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이사가 지역별 상시채용이나 상·하반기 공개채용 외에 추가로 바리스타 1천여 명을 전국적으로 모집하겠다고 나섰지만 매장 파트너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SCK컴퍼니 >
스타벅스 매장 직원(파트너)들은 손 대표 체제에서 업무가 가중된다는 데 목소리를 내왔는데 손 대표가 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손정현 대표가 바리스타 1천여 명을 충원하는 것을 놓고 내부에서 파트너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SCK컴퍼니는 8월에 이미 하반기 공개채용을 통해 바리스타 1천 명을 뽑았다. 상반기에 뽑은 1천 명까지 합치면 올해만 공개채용으로 바리스타 2천 명 이상이 입사했다. 이번에 뽑는 인원까지 더하면 평년보다 50% 이상 많은 인원을 공개채용하는 것이다.
수시 채용으로 바리스타를 뽑고 있다고는 해도 SCK컴퍼니가 공개채용 외에 1천 명을 추가로 뽑는 것은 3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3년 전과 올해 모두 파트너들이 진행한 ‘트럭시위’가 있었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2021년 10월7일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SCK컴퍼니는 2021년 트럭시위 후 바리스타 1600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올해는 10월28일 1차 시위에 이어 18일과 19일 2차 트럭시위가 진행된다.
일부 파트너들은 손정현 체제가 들어선 뒤 이벤트와 신메뉴들이 크게 늘면서 업무에 과부하가 걸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파트너를 근처 매장의 바쁜 시간대에 지원나가도록 한 것과 관련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다.
손 대표는 바리스타 수를 한꺼번에 대규모로 늘리는 것은 이런 직원들의 불만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SCK컴퍼니는 12월까지 1천 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11월과 12월은 겨울 e-프리퀀시 행사로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가장 바쁜 시기로 꼽힌다.
이번에 공개채용하는 바리스타들의 근무 시작일을 보면 SCK컴퍼니의 행보가 유독 급해보인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8월 하반기 공개채용 때는 지원 후 2개월 정도 뒤에 매장에 배치돼 수습 바리스타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공개채용에서는 18일까지 지원서를 받고 12월부터 매장에 신규 바리스타를 매장에 배치한다. 거의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트럭시위 영향이 없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매장 파트너들의 현장 의견을 빠르게 반영해 인력안정화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매년 11월과 12월은 겨울 e-프리퀀시 행사로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가장 바쁜 시기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공개채용으로 1천 명을 추가로 뽑는 것만으로 인력안정화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트너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스타벅스에 입사한 바리스타가 9월 959명, 10월 761명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입사 인원 흐름을 보면 1천 명이 많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바리스타들의 높은 퇴직률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SCK컴퍼니는 퇴직률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해 왔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SCK컴퍼니에는 임원부터 해서 점장, 부점장, 바리스타 등 여러 직급이 있지만 평균 퇴사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근속 연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리스타 직급은 얘기가 조금 다르다.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짧은 기간 일하는 바리스타들도 적지 않고 복학, 군입대 등의 이유로 그만두는 바리스타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트럭시위를 진행하는 파트너들은 바리스타를 뽑는 데 신경쓸 것이 아니라 퇴사율을 줄이는데 힘을 쏟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손 대표는 '스타벅스 매장 2천 개' 시대를 앞두고 고민도 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럭시위를 진행하는 파트너들이 손 대표 취임 이후 스타벅스 매장이 긍정적인 방향보다는 부정적인 쪽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손 대표가 5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을 늘렸고 올해 들어 영업이익률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매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 경험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현장 파트너”라며 “그동안 쌓였던 파트너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만큼 상황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매장 수는 3분기 기준으로 1980개를 기록했다. 2분기보다 43개가 늘었다. 올해 안에 2천 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