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사업 글로벌 확대 시도
백복인은 KT&G의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백복인은 2021년 3월에 연임에 성공하면서 “해외사업을 고도화해 글로벌기업으로서 위상을 다지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KT&G는 2021년에 수출 및 해외법인을 통해 담배 553억 개비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2020년보다 15.2%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2025년까지 해외진출 국가를 현재 103개 국가에서 200여 곳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백복인은 KT&G의 이사진을 새롭게 꾸리면서 해외사업에 관심이 많은 인물 위주로 발탁했다.
KT&G는 2021년 3월 임민규 전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을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KT&G는 임 이사의 발탁 이유를 두고 “글로벌기업과 사업협력, 해외사업 진출경험 등 해외시장 경험이 풍부한 글로벌 경영자로서 이해관계자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고 탁월한 경영성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방경만 KT&G 사업부문장 겸 전략기획본부장 역시 2015년부터 글로벌본부장으로 일하면서 KT&G의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해 온 해외사업 전문가다.
백복인은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본부에 해외법인사업실을 신설하는 등 해외사업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실제로 백복인이 취임한 바로 다음 해인 2016년 KT&G는 해외에서 담배 487억 개비를 팔아 매출 8억1208만 달러를 올렸다. 판매 개비 수와 매출액 모두 사상 최고였다.
2020년에도 세계 담배시장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결 기준으로 전체 매출 5조3016억 원 가운데 9862억 원을 해외에서 냈다.
백복인은 흡연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보다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흥국시장의 성장성이 높고 미진출 지역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쟁기업들의 수출국가가 200여 개 나라인 것과 비교해 KT&G의 수출국가는 적은 편”이라며 “앞으로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 비중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KT&G는 2020년에 글로벌사업의 호조와 부동산사업의 성장 등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
KT&G는 2020년에 매출 5조3016억 원, 영업이익 1조4824억 원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보였으며 2019년보다 매출은 6.8%, 영업이익은 7.5% 늘었다.
KT&G의 2020년 좋은 실적을 이끈 것은 글로벌사업이다. KT&G는 2020년에 수출국가 수를 80개에서 103개로 늘렸다. 2020년 1월29일에는 글로벌 담배 전문기업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와 KT&G의 전자담배인 릴의 해외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같은 해 2월27일에는 중동의 담배 수입업체인 알로코자이인터내셔널과 2027년 6월까지 7년4개월 동안 유효한 18억 달러(약 2조3천억 원) 규모의 담배 수출계약을 맺었다.
부동산부문의 2020년 매출은 6546억 원으로 2019년보다 56% 늘었다. 경기도 수원 개발사업 등의 효과를 봤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KT&G의 2020년 실적을 두고 “해외 담배법인 성장을 중심으로 모든 사업분야가 성장했다”며 “특히 주력시장 수출 본격화, 부동산 매출 및 이익 증가가 KT&G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전자담배사업 경쟁력 강화
KT&G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릴 하이브리드’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KT&G는 2020년 2월10일 출시한 ‘릴 하이브리드 2.0’의 판매지역을 6월8일 전국 모든 도시로 확대했다. 기존 릴 하이브리드 2.0 판매지역은 서울특별시와 6개 광역시를 중심으로 전국 37개 도시였다.
릴 하이브리드 2.0의 전작인 릴 하이브리드는 2018년 11월28일 출시됐다. 릴 하이브리드는 궐련형 전자담배 가운데 처음으로 액상 카트리지가 적용된 제품으로 연기량을 늘려주고 잔여물이 남지 않아 청소할 필요가 거의 없다.
릴 하이브리드는 릴 미니 등 기존 제품과 비교해 더 낮은 온도로 가열해 찐맛도 줄이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평가 받는다.
2019년 전자담배기기 판매량 점유율은 KT&G가 55%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기존 전자담배시장에서 기기 사용 점유율 60%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판매량이 역전됐다는 점에서 KT&G의 전자담배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5월 초 KT&G는 ‘반도체 대란’의 여파로 릴 하이브리드 2.0의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부품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며 편의점 등 판매처에 릴 하이브리드 2.0 발주를 중단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후 2021년 7월 일부 점포에 릴 하이브리드 2.0이 소량 입고됐다. 다만 2021년 7월 기준으로도 반도체 수급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여전히 릴 하이브리드2.0의 공급은 원활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릴 베이퍼의 출시와 액상형 전자담배 논란
KT&G는 액상형 담배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 5월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를 출시했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가 2019년 10월 중증 폐질환 유발 논란으로 정부로부터 ‘사용 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전자담배의 주요 유통처인 편의점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했고 KT&G는 일부 가향 액상의 생산을 중단했다.
또한 정부가 2021년부터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을 2배로 인상하기로 2020년 7월 결정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의 수요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담배시장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정부가 사용중단 권고를 낸 시점인 2019년 3분기 1.1%에서 2020년 0.1%까지 떨어졌다.
KT&G는 2019년 5월27일 폐쇄형(CSV)시스템을 적용한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를 출시했다. 릴 베이퍼는 같은 달 24일 출시된 쥴(JUUL)의 대항마 격인 제품이다.
쥴은 미국 유니콘기업 '쥴랩스'의 제품으로 판매 5년 만에 미국 전자담배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했다. 미국에서 '쥴링'(Juuling)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KT&G가 릴 베이퍼를 발 빠르게 내놓은 것은 과거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아이코스'에 선수를 빼앗겨 낭패를 봤기 때문이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2017년 6월 출시됐으며 KT&G의 '릴'은 그보다 5개월 늦은 같은 해 11월 출시해 시장을 선점당했다.
릴 베이퍼는 2019년 5월 서울, 부산, 대구지역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2019년 7월1일 인천, 대전, 울산, 광주 등 주요 도시로 판매처가 확대됐다. KT&G는 이어 2019년 7월24일 릴 베이퍼 판매지역을 전국 모든 도시로 확대했다.
△사업 다각화
KT&G는 담배와 홍삼이 주력사업이지만 사업 다각화로 부동산사업을 키우고 있다. 과거 전매기관 시절 전국에 보유한 알짜부지가 부동산사업의 바탕이 됐다.
KT&G가 개발을 맡아 2019년 4월 개장한 세종시 어진동 복합쇼핑몰은 2만㎡ 규모의 대지에 쇼핑센터 건물 2개동과 오피스타워 3개동, 오피스텔 1개동으로 구성됐다.
특히 분양이 아닌 임대로 운영하는 만큼 KT&G는 쇼핑몰 운영을 AK플라자에 위탁하기로 결정했다.
KT&G는 신세계프라퍼티와 함께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스타필드수원도 건립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서울 대치동 KT&G타워, 대치타워, 서울 을지로, 서대문, 강동을 비롯해 수원과 대전에 회사공간 및 오피스 임대상업시설과 임대주택 운영사업 등으로 부동산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3년부터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호텔 브랜드인 ‘코트야드 메리어트서울 남대문’도 운영하고 있다.
KT&G의 투자부동산 자산규모는 2017년 3178억 원에서 2019년 8853억 원으로 늘었다. 부동산부문의 영업이익은 2018년 1779억 원에서 2019년 4214억 원으로 증가했다.
| ▲ 백복인 KT&G 대표이사 사장이 2020년 3월25일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해 직원들에게 꽃을 선물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KT&G > |
△사장 선임
민영진 KT&G 전 사장이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물러나면서 백복인이 2015년 10월 사장에 올랐다.
민영진 전 KT&G 사장은 2015년 7월 비자금 조성과 금품수수 혐의로 물러났지만 2017년 6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KT&G는 후임 사장을 위한 공모에 나섰고 백복인은 공모에 지원했다. KT&G는 전문성을 이유로 그동안 내부출신만 사장에 올랐다.
KT&G가 예전과 다르게 외부인사도 응모할 수 있도록 하자 낙하산인사가 내정됐다는 말도 나돌았다. 그러나 KT&G의 사장후보 추천위원회가 만장일치로 내부인사인 백복인을 사장 단독후보로 추천하자 이런 논란이 일단락됐다.
이준규 사장후보 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지속성장을 이끌 경영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사업을 놓고 전문지식과 장기 비전 및 전략, 혁신 의지, 글로벌 마인드 등을 놓고 심사를 벌인 결과 백복인 부사장을 최적임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도 주주총회를 앞두고 백복인의 사장 취임에 찬성의견을 내놨다. 외국인 주주의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치는 ISS가 찬성의견을 내자 백복인은 2015년 10월 주주총회에서 사장 취임을 무난하게 승인받았다.
△‘품질 실명제’ 등으로 국내 점유율 대폭 끌어올려
품질 실명제는 KT&G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KT&G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04년 77.3%였으나 점차 내리막을 타고 2010년 58.5%까지 떨어졌다.
백복인은 2011년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하면서 품질경영을 통해 점유율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매출이 낮을수록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신조로 전 세계 담배업계 최초로 제품을 만든 직원의 이름과 날짜를 담뱃갑에 표시하는 ‘품질 실명제’를 도입했다.
이후 KT&G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1년 59.0%, 2012년에는 62.0%로 높아졌다.
△KT&G가 걸어온 길
KT&G의 뿌리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1948년 8월15일 재무부 산하에 설치된 전매국이다. 전매국은 1952년 전매청으로 개편됐으며 1987년 한국전매공사가 설립되면서 정부기관에서 공기업으로 변경됐다. 1989년에는 담배인삼공사로 바뀌었다.
이는 '담배인삼공사'라는 이름처럼 설립 초기에는 담배 사업과 홍삼 사업을 함께 펼쳤지만 1999년 1월 홍삼사업을 분할해 자회사 한국인삼공사를 설립했다.
이후 2002년 12월 민영화와 함께 회사이름이 KT&G로 변경됐다.
2008년 이란과 러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사업에 뛰어들었다.
2021년 4월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대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KT&G는 공정자산 총액기준 재계 순위 32위에 올라있다. 2020년 30위에서 2계단 하락헀다.
KT&G의 주력사업은 담배사업으로 2021년 기준 국내 담배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를 통해 홍삼사업을, 코스모코스를 통해 화장품사업을, 영진약품을 통해 제약사업을 하고 있다. KT&G는 2021년 1분기 보고서 기준 한국인삼공사 지분의 100%, 코스모코스 지분의 98.56%, 영진약품 지분의 52.45%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1분기 보고서 기준 KT&G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다. 국민연금공단은 KT&G 지분 11.52%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