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5-05-09 15: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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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가격이 3개월 만에 ‘10만 달러(약 1억4천만 원)’를 돌파하며 상승 랠리가 재개될지 관심이 모인다.
통상 10만 달러가 ‘신고가 랠리’로 진입하는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만큼 가격 상승세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 비트코인 가격이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약 1억4천만 원) 선을 돌파했다. 사진은 가상화폐 그래픽 이미지.
9일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약 2조479억 달러(약 2878조4천억 원)를 기록했다. 알파벳(구글) 시가총액 약 1조8800억 달러(약 2642조3천억 원)를 웃도는 수치다.
이는 미국과 영국이 무역협정을 체결하며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완화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시장에는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함께 시장 활성화 기대감이 퍼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가격은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트코인 가격은 급격히 하락했다.
10만 달러를 넘던 비트코인 시세는 4월 7만5천 달러(약 1억5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커진 변동성과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8일(현지시각) 미국과 영국이 무역협정을 맺으며 완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야기한 혼란이 외교적으로 봉합될 조짐을 보이자, 시장도 빠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 투자에 다시 눈길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 무역협정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비트코인 가격은 빠르게 오르며 2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 선을 회복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영국과 관세협상을 맺었다는 것은 앞으로 주요 교역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금융시장이 관세 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강화해 대표적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더리움이 펙트라(Pectra) 업데이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도 가상화폐 시장 전반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실었다.
이번 업데이트로 이더리움에 더 많은 거래량이 몰려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돼 기관투자자를 유치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가격은 미국과 영국 관세협정 효과와 펙트라 업데이트라는 겹호재에 힘입어 24시간 동안 약 18% 급등했다.
기관투자자 등 대량으로 가상화폐를 매입하는 ‘고래’ 투자자들의 시장 유입은 가상화폐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연장선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 유입이 늘어난 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파악된다.
▲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유입량(주황색)은 4월 하순부터 크게 늘었다. 비트코인 가격(회색)도 이에 힘입어 상승했다. <코인마켓캡>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최근 3주 동안 비트코인 현물 ETF에 53억 달러(약 7조5천억 원)가 유입됐다. 이 가운데 지난 한 주 동안만 유입된 게 18억 달러(약 2조5천억 원)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분석가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비트코인 ETF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더 많은 기관투자자가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4월 제시한 2분기 비트코인 가격 목표치 12만 달러(약 1억7천만 원)가 지나치게 낮았을 수 있다는 점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곧 또 다른 최고가를 갱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본다.
가상화폐 거래소 VALR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벤 카셀린은 “비트코인이 조만간 11만 달러(약 1억5천만 원)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2025년 이후에도 비트코인은 장기적이고 가속화한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른다.
가상화폐 분석가 더그 콜킷은 “비트코인 시장에서 기관투자자 중심 수요와 성숙한 인프라가 맞물려 실질적으로 펀더멘털(기초역량)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번 상승세는 이전 사이클보다 더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