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지난해 말 적자전환에 이어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요 게임들의 매출 하락세와 신작 부진, 자회사 구조조정 등이 맞물리며 하반기 신작에 기대를 거는 것 외에 반등의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손실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91억 원을 냈는데, 이는 전년대비 74.6% 가량 크게 감소한 것이다. 3분기 가까스로 적자를 피한 데 이어 4분기 적자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매출은 1613억 원, 영업손실은 41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은 더 커졌다.
◆ 상반기 영업적자 불가피, 신작 파괴력도 약해
올해 초 자회사 라이온스튜디오가 출시한 신작 ‘발할라 서바이벌’은 기대와 달리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 수익원으로 작용하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역시 출시 3년차에 접어들며 자연스러운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키에이지 워', '우마무스메' 등 기존 작품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한상우 대표는 오딘 등 기존 작품의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실적 버티기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는 29일 한국, 대만, 일본에 이어 글로벌 지역에서 오딘의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한다.
한 대표는 지난해 연간 콘퍼런스콜에서 “PC·콘솔 대작 출시를 통해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진출해나갈 것”이라며 “중국·일본은 시장 특성에 맞춰 공략·투자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게임 사업 경험이 풍부한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졌지만, 기존 작품의 해외 서비스로 수익을 방어하긴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가운데 카카오게임즈는 체질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세나테크놀로지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카카오VX를 중단 사업으로 분류하는 등 일부 자회사를 정리하고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비용 효율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매출에 기여해온 자회사들이 빠진 만큼 단기 실적 회복에는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본업인 게임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인 만큼 신작의 성과에 따른 실적 변동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업계 안팎에서 실적 반등에 거는 기대감도 크지 않다.
주가는 2021년 11만 원대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상태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1만347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1년 3월 발행한 전환사채(CB)는 대부분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돼 약 5천억 원 규모가 모두 상환 처리됐다. 당시 0% 이자율 조건에도 투자자들이 몰렸지만 현재는 주가 반등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만기일 전 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실적 반등을 위한 유일한 해법은 대작급 신작의 성공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프로젝트Q’,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워: 크로니클’ 등이 주요 반등 동력으로 기대된다.
‘프로젝트Q’는 ‘오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이며, ‘크로노 오디세이’는 카카오게임즈의 첫 콘솔 진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키에이지워: 크로니클’ 역시 원작 '아키에이지 워'를 바탕으로 한 MMORPG다.
한 대표는 지난해 3월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정체된 회사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릴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해에는 신작 공백으로 역량을 보여줄 기회 자체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한 PC온라인, 콘솔 등 멀티플랫폼 기반의 대작들을 올해 하나씩 공개해 나가며 지속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