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 2주 걸쳐 고강도 혁신안 쏟아내, 강호동 위기 타개 승부수 통할까
-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인사ᐧ지배구조ᐧ선거ᐧ보수체계 등 구조적 문제를 겨냥한 고강도 혁신안을 제시했다.농협의 고질적 내부 통제 및 금융사고 문제에 더해 강 회장의 금품수수 논란까지 겹치면서 신뢰가 급격히 저하되는 위기에 직면했다. 강 회장은 이번 조직 쇄신에 성공해 훼손된 신뢰를 재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으며 이에 대한 부담이 한층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약 2주에 걸쳐 농협중앙회 전반의 구조적 혁신을 위한 고강도 개선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지난 10일 발표된 '인적 쇄신 방안'을 통해 계열사 임원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강도 높은 조직 쇄신에 들어갔다.이와 함께 사건ᐧ사고 농축협에 대한 지원 제한 강화, 예산의 선심성 집행 및 오ᐧ남용 방지를 위한 비용 집행 가이드라인, 청렴한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 사무국 조기 신설 등 구체적 조치들이 제시됐다.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임원의 책임 강화다.25일 발표된 '임원 내부통제 관리책임 체제'는 금융권의 책무구조도를 본떠 임원의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조직의 책임경영 체계를 금융회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농협의 반복되는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부실 문제는 오랫동안 그 심각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농축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액은 961억 원에 달한다.금융사고 285건을 유형별로 분석하면 횡령이 8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적 금융대차 58건, 개인정보 무단조회 및 유출 42건, 사기 24건, 금융실명제 위반 23건 등이 뒤를 이었다.전체 사고액 가운데 회수된 금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농협중앙회가 10일부터농협 전반의 구조적 혁신을 위한 고강도 개선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최근에는 핵심 계열사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며 리스크가 농협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NH투자증권은 10월28일 임원급 직원의 공개매수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압수수색을 받았다.이 직원은 2년여간 회사가 주관한 11개 종목의 정보를 지인 등에게 전달해 약 2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단위조합의 금품선거와 부정부패 등 각종 비위 문제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지역 농협 이사 선거에서 당선을 위해 금품을 돌리는 오래된 관행이 선거문화에 뿌리 깊게 고착화된 상황이다.뿐만 아니라 직원의 시제금 횡령이나 부정 대출 등 금융사고 사례도 반복해 발생하고 있다. 내부통제 부실, 낙하산 인사, 부실한 리스크 관리와 같은 구조적 문제도 여전히 산적해 있어 농협의 신뢰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농협의 신뢰가 급격히 흔들린 만큼 강 회장은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을 시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전방위적 구조 개편과 경영 투명성 확보를 통해 문제 해결과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다만 강 회장 자신도 금품 수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는 점이 혁신을 이끌어야 할 그의 어깨를 한층 무겁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강 회장은 2024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농협 계열사와 거래 관계에 있던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약 1억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결국 조직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라는 과제와 더불어 자신의 리더십 리스크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강 회장이 연달아 내놓는 개혁안은 농협의 위기 극복과 신뢰 회복을 위한 결정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취임 이후 가장 강도 높은 조직 쇄신을 단행하며 조직 체질을 바꾸는 구조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경남 합천율곡 농협에 입사해 상무를 거쳐 조합장으로 일하다 농민신문사, 농협중앙회에서 이사로 근무하는 등 농협 내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4년 전체 조합장의 직선제 투표로 진행된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통해 회장에 선출됐다.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