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뉴노멀④] 삼양식품 김정수와 오뚜기 함영준 희비 가르는 고환율, 식품업계 비빌 언덕은 '해외'
[원화값 뉴노멀④] 삼양식품 김정수와 오뚜기 함영준 희비 가르는 고환율, 식품업계 비빌 언덕은 '해외'
<편집자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바짝 다가섰다. 과거라면 외환위기급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던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 확대 등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를 고려하면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 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이미 환율 1500원을 기본 시나리오로 놓고 원가 구조를 재편하며 투자와 생산, 판매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고환율 시대가 본격화될 2026년을 앞둔 지금 정부와 기업, 투자자들이 어떤 대응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들여다본다. -글 싣는 순서 ①'1500원을 지켜라', 정부 '미봉책' 비판에도 국민연금으로 '환율방어' 밀어붙여 ② 고환율 고착화에 금리정책 부담 커진 한국은행, 이창용 '신3고' 부담 커진다 ③ 고환율에도 웃지 못하는 수출기업, '환헤지 전략'에 따라 희비 극명 ④ 삼양 김정수와 오뚜기 함영준 희비 가르는 고환율, 식품업계 비빌 언덕은 '해외' ⑤ '통합 대한항공' 높아지는 비용 압력, 조원태 코로나 이은 제2의 경영시험대 ⑥LG화학 롯데케미칼 엎친데 덮친 고환율, 투자 확대까지 빨간 불 ⑦고환율에 배터리 3사 실적 회복 발목 잡히나, 원자재 수입 비용 폭탄 현실화 ⑧ 크래프톤 올해도 연간 최대 실적 눈앞, 김창한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훈풍'에 미소 ⑨삼성SDS 고환율에 글로벌 물동량 변동성 확대 우려, 이준희 디지털 물류 플랫폼으로 방어 ⑩ 고환율 상수 시대, 동학개미도 서학개미도 이것만 알고 투자하자 삼양식품과 오뚜기의 실적 희비가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 속에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국내 식품업계가 성숙기에 이르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수익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 기조까지 더해져 상대적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매출이 증가하는 반면 내수사업 중심인 오뚜기는 원가 부담이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원/달러 환율 1400원 대 후반이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식품업체들에 있어 해외사업 확장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다가오고 있다.16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10월 들어 1400원 후반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국내 식품업체 중 삼양식품 실적에는 '날개'를 달아 준 반면, 오뚜기 실적에는 '족쇄'를 채웠다.삼양식품은 고환율 기조를 타고 예고됐던 미국 상호관세 장벽을 성공적으로 뚫어냈다는 평가이다.삼양식품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급증한 영업이익 130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81%, 영업이익률은 20.7%에 달했다.삼양식품은 해외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에서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59% 증가한 1억1200만 달러(약 1500억 원)를 기록했다.기존에 무관세로 수출됐던 라면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로 올해 4월부터 10%, 8월1일부터 15% 관세가 적용됐다.삼양식품은 밀양 신공장 가동으로 증대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해외 수요 증가세를 뒷받침하며 관세 여파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3분기 미국 현지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는 환율 상승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수출 기업에 있어 수출물량과 외화표시 수출가격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환율이 상승하면 그 폭만큼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라면의 경우 수입원료 비중이 95%에 이른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80%를 넘나드는 삼양식품에 있어서는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확대보다 수익 증대 효과가 훨씬 큰 것이다.삼양식품은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변동에 따라 지역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팀을 따로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삼양식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은 환율이 오르면 앉아서 돈을 버는 것"이라며 "환율 상승으로 버는 수익이 큰 만큼 재무팀도 환율 관리팀과 연계해 곳간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그치는 오뚜기는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오뚜기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553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2.9% 줄었다.오뚜기 관계자는 "환율 및 원료 원가 영향으로 매출원가가 상승했고, 시장의 전반적인 경쟁 심화로 인한 판촉활동비가 증가해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오뚜기는 내수 매출 비중이 높아 삼양식품과 정반대로 환율 상승의 직접적 영향이 수출보다 수입 원료 측면에서 나타난다. 이렇다보니 환율 관련 대응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오뚜기 관계자는 "환율 변동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품목 특성과 유통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품목별·유통채널별 손익 구조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각 시장과 유통 환경에 맞춘 전략을 유연하게 운영해 영향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내수 부문이 큰 만큼 환율에 따른 원가 분석을 통해 원가가 좋은 부문에 판촉과 프로모션을 집중한다고 있다는 설명이다.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여파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 등으로 4월 초 1480원대까지 올랐다 6월 말 1350원까지 떨어지며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하지만 10월 들어 1400원대 위로 올라섰고 12월 1470원대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 해외 주식·채권투자 확대 등 외환 수급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인만큼 1400원대 환율이 새로운 기준으로 굳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국내 식품시장은 경기 침체로 내수 소비가 위축되며 정체기를 겪고 있다. 대신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업체들이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1400원대 고환율 환경이 고착화하면서 해외사업 확장은 국내 식품업계가 피해갈 수 없는 숙명으로 다가오고 있다.함영준 오뚜기 회장 역시 올해 들어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오뚜기는 3월 K팝 스타 방탄소년단(BTS) 진을 글로벌 모델로 발탁하고 올해 디자인을 재단장한 진라면 글로벌 패키지 제품 마케팅에 본격 돌입했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글로벌 소비자들이 발음하기 쉬운 쪽으로 회사의 영문 이름도 바꿨다. 11월 할랄 인증을 받은 라면 제품을 인도네시아에 내놓고, 12월 미국 수출용 붕어빵을 출시하는 등 해외 신제품 출시도 이어가고 있다. 함 회장이 오너경영인 중심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 회장은 2023년 11월 장녀 함연지씨의 시아버지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오뚜기 글로벌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함연지씨가 오뚜기 미국법인에 정식 사원으로 입사했고 함연지씨 남편도 미국법인에 근무 중이다.다만 오뚜기의 해외시장 공략은 경쟁사들과 비교해 아직 시작하는 단계로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 준공을 목표로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부지만 확보한 채 아직 첫 삽은 뜨지 못한 상태다.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글로벌 증설 투자를 지속하며 해외사업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삼양식품은 2022년 5월 밀양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올해 6월 밀양2공장도 가동을 시작했다. 밀양1·2공장은 생산물량 전체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7월에는 해외 첫 생산기지인 삼양식품 중국 자싱공장이 착공에 들어갔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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