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한진칼 경영권 호반 지분확대·국민연금 반대에 흔들리나, '캐스팅보트' 산업은행 향배가 관건
- 국민연금이 또다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주사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를 결정하면서, 26일 열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국민연금의 한진칼 지분율은 5.44%에 그치지만, 한진칼의 또다른 주주인 호반그룹이 지분 18.78%을 보유하고 있어 '잠재적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조원태 회장은 개인 지분 5.7%에 특수관계인까지 합쳐도 지분율이 20.56%에 그친다. 하지만 사업파트너인 미국 델타항공 14.9%, 한국산업은행 10.58%, LX판토스 3.83%, GS리테일 1.5%, 네이버 0.99%, 한일시멘트 0.34% 등 우호세력 지분을 합치면 52%에 달하기 때문에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다만 조 회장의 우호세력 가운데 지배구조의 약한 연결고리로 한국산업은행이 지목되고 있는 만큼, 조 회장으로서는 캐스팅보트를 쥔 산업은행에 표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25일 국민연금은 26일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주주권익 침해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 소흘', '보수금액 과다'를 이유로 반대를 결정했다.앞서 국민연금은 한진칼의 2017년, 2023년 정기 주총에서도 조 회장의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또 2021년, 2024년 대한항공 정기 주총에서 조 회장의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도 지난 2월 '한진그룹은 최근까지도 경영권 방어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돼왔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조원태 이사와 이해상충 위험이 존재한다"며 "이를 고려할 때 조원태 이사의 한진칼 재선임 안건은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물론 재계에서는 우호세력을 끌어들여 한진칼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다진 조 회장이 일반결의(전체 주주의 4분의 1이상 출석, 출석주주 과반) 요건을 충족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는 데는 이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다만 국민연금이 과거부터 줄곧 조 회장에 대한 불신임 의견을 내고 있다는 점은 한진칼의 향후 경영권 향배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호반그룹은 2025년에도 틈틈이 한진칼의 주식을 사 모으면서 조 회장의 '잠재적 경영권 분쟁 상대방'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5년 말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0.56%, 호반그룹 계열사 합산 지분율은 18.78%로 지분율 격차는 1.78%포인트에 불과하다.호반그룹과 국민연금의 지분을 합치면 24.22%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만큼, 조 회장으로서는 우호세력으로부터 계속 지지를 유지하는 게 한진그룹 경영권 유지의 관건이라는 게 재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한진그룹 사옥. <대한항공>이에 따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올해 말 완전 통합 이후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산업은행이 잎으로 조 회장 경영권 향배의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커 보인다.앞서 산업은행과 한진칼은 지난 2020년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취득 과정에서 투자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산업은행이 한진칼을 상대로 '7대 의무'를 설정했다.7대 의무는 △산업은행에 한진칼·대한항공 사외이사·감사위원 지명권 부여 △주요 경영사항 관련 산업은행에 사전협의권·동의권 부여 △한진칼 윤리경영위원회 설치·운영 △경영평가위원회를 통한 대한항공 경영 평가 실시 △합병 후 통합계획(PMI) 수립·이행 △계열사 주식 담보제공·처분 시 산업은행의 사전동의 준수 △조항 위반 시 배상금 5천억 원 등이다.조 회장은 7대 의무 위반 시 배상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자신의 한진칼 개인 지분 전부를 담보로 제공했다. 또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10.58%와 조 회장 지분을 동반 매각할 권리(드래그 얼롱)까지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10.58% 지분과 5.7% 조 회장 지분을 호반그룹에 매각한다면,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이 35%를 넘어서며 조 회장 경영권 방어가 자칫 어려워질 수도 있다.이에 따라 조 회장 입장에선 산업은행이 경영권 향배를 가를 수 있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현 정부가 주가 부양을 위해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정책기조를 가진 만큼, 정부기관인 산업은행의 주총 의결권도 이같은 기조 아래 행사될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한진칼 주주총회 안건에는 이사회 정원 한도를 기존 11인에서 9인으로 축소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향후 집중투표제 도입 시 소수 주주가 추천한 이사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산업은행이 이번 주총에서 이 안건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여부가 주목된다.이와 관련해 한진칼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완수하며 그룹이 한 단계 더 성장함에 따라 당사는 지주사로서 그룹 차원의 역할을 전략적 관점에서 고려했다"며 "외형 성장을 고려해 2019년 대비 약 150% 수준의 이사회 규모가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이사회 규모 정상화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