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럼프 결국 물러선다? 미국 중국 무역 갈등 따른 증시 요동에도 전문가들 "매수 기회"
-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전 세계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증권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거 행적으로 미뤄 볼 때, 이번 무역 갈등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오히려 단기 조정이 추가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13일 코스피는 직전거래일보다 0.72%(26.05포인트)내린 3584.55포인트로 마감했다.지난 10일 사상 처음 3600선을 넘어서는 등 연일 이어가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1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에 100%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영향이다.이날 미국 증시도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1.9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71%) 나스닥종합지수(-3.56%) 등으로 하락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앞서 9일 중국 상무부가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올해 4월 초 소강상태에 접어든 미·중 관세 전쟁이 반년 만에 재점화 된 셈이다.다만 국내 증권사들은 이번 미·중 무역 갈등이 국내 증시에 장기간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우선 이달 말 열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전후로 완화적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11월1일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 12월1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시행 전까지 협상 여지가 존재한다"며 "시장은 지난해 관세 전쟁을 겪으며 내성이 생겼기에, 이번 사태의 주가 충격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도 "APEC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앞두고 양국이 치열한 '치킨게임'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희토류' 전략카드를 꺼내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관세협상을 좀 더 유리하게 하고자 하려는 것으로 보여 지난 4월보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의 행태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도 더해졌다. 타코는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는 뜻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풍자하는 신조어 'TACO' 관련 이미지.타코는 미국 증권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비웃기 위해 만든 신조어다.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전 세계를 상대로 강경한 관세 부과 및 무역 압박을 예고했다가, 시장의 반발이나 경제적 충격이 예상될 때마다 쉽게 정책을 철회·유예한 점을 풍자한 것이다.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불황 원치 않고, 나도 마찬가지'라는 언급으로 관세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의중을 드러냈다.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결정적 순간에 협상을 모색하며 물러나는 타코의 모습을 보였고, 이러한 기조를 시장이 믿고 있는 한 공포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성연주 연구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타코를 재연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4월 고율관세 시기와 가장 큰 차이점은 시장에서 양국이 재차 100%의 고율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증시 상승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김연주 연구원은 "시장이 추세 전환점에 도달하지 않은 만큼 11월부터 2026년 연말까지의 상승장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특히 기관 비중이 낮은 업종에 저가 매수 전략이 타당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다만 일부 증권사는 이번 무역 갈등이 올해 4월 사례와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정치 메시지가 아니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확대라는 직접적인 방아쇠(트리거)가 있었다는 점에서 지난 타코 케이스와는 다를 수 있다"며 "특히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아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