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해외 부진에도 3분기 '깜짝실적', 국내 '넘사벽' 라면왕으로 올라선 비결
농심 해외 부진에도 3분기 '깜짝실적', 국내 '넘사벽' 라면왕으로 올라선 비결
농심이 국내사업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데 힘입어 해외사업 부진에도 3분기 쾌조의 실적을 거뒀다.내수 침체 속 식품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농심의 국내 입지는 더욱 단단해지는 형국이다. 농심이 국내 라면업계에서 넘볼 수 없는 성을 쌓을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18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농심의 국내 라면업계 압도적 입지는 오너 경영인의 강력한 의지 아래 개발한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각사 분기보고서와 업계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 약 56%, 오뚜기 약 25%, 삼양식품 약 10%로 추정된다. 국내 식품업계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도 농심 점유율은 2018년 53%대에서 최근 56% 수준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라면시장은 1963년 국내 최초 인스턴트 라면을 내놓은 원조 라면업체 삼양식품이 60% 넘는 압도적 시장점유율 차지했다.이를 뒤집은 건 창업주 고(故) 신춘호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농심이 1982년 '너구리'와 육개장 사발면, 1983년 '안성탕면', 1984년 '짜파게티', 1986년 '신라면' 등 히트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다. 1985년 3월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 40.4%, 삼양식품공업 39.6%를 기록했다. 신 회장은 신제품 이름을 직접 짓고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FIS식품산업통계정보 최근 집계에 따르면 1980년대 나온 농심 제품 5종은 모두 2023년 소매점 매출 기준 10위 안에 들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4위), '삼양라면'(9위) 등 2종이, 오뚜기는 '진라면'(3위) 1종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오뚜기는 매출 규모가 농심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라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수준에 그친다. 소스·즉석식품·유지류 등 비중이 크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면류에서 일으키는 농심과 삼양식품(스낵 포함)과 비교해 라면 제품에 집중하기 힘든 구조를 갖춘 셈이다.삼양식품의 경우 라면 매출이 비중이 높지만 그 가운데 불닭 브랜드 제품군이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에서 매출 1천억 원이 넘으면 파워 브랜드라고 보는데 농심은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육개장 사발면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며 "식품업체 가운데 파워 브랜드를 이렇게 많이 가진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농심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712억 원, 영업이익 544억 원을 냈다. 2024년 3분기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44.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20%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이는 국내사업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데 힘입은 것이다. 농심은 3분기 중국, 유럽, 호주,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매출이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신장했지만 최대 시장 미국 매출이 뒷걸음쳤고, 미국서 신제품 판촉비가 증가하면서 해외법인 합산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약 40% 줄었다.농심은 2023년 7월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인하하면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제품 가격을 다시 올린 데 힘입어 국내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농심의 국내 라면시장 압도적 입지에는 가격 설정 능력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3사가 90% 넘는 점유율을 과점한 시장에서 지배적 점유율을 지닌 농심이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 나머지 업체들이 따라가는 형국이다.올해는 3월 농심이 가격인상 방침을 밝히자 오뚜기도 2주 만에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농심이 2023년 6월 정부 압박 속 가격을 내릴 때도 같은 날 삼양식품이, 다음날 오뚜기가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국내 식품업체들 모두 정부의 강력한 물가안정정책 통제 아래 있긴 하지만 그 폭을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진 라면 제조사는 농심뿐인 셈이다. 농심의 국내 라면 매출 볼륨이 큰 만큼 가격을 인상하고 나면 단연 실적 확대 폭도 농심이 가장 크다.국내에 가장 넓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농심의 강점으로 꼽힌다.농심 'Spicy Happiness In Noodles' 슬로건 이미지. <농심>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어느 곳 슈퍼를 가도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없는 곳은 있어도 신라면 등 농심 라면 제품들이 없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지방 소도시 쪽으로 갈수록 소비자들은 라면을 신유통 채널이 아닌 개인사업자의 소매점 등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대도시에 해드쿼터가 있는 대형마트 등과 달리 직접 발로 뛰는 영업을 해야 제품을 입점시킬 수 있다.농심 관계자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전국에 대리점 등을 통한 넓은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농심이 카프리썬이나 웰치스, 츄파춥스 등 브랜드력이 있는 해외 브랜드들을 수입·판매하는 것도 농심이 갖춘 영업망 때문"이라고 말했다.농심은 신동원 회장의 동생인 신동익 부회장이 이끄는 유통업체 메가마트를 특수관계자로 두고 있기도 하다.다만 현재 식품업계를 향한 시장의 관심은 해외사업에 있다.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제품 및 채널 확장을 통한 해외 외형 성장이 농심의 중장기 밸류에이션 레벨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내수 침체 속 식품업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업체들이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이르는 삼양식품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에 육박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40% 수준인 농심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4.7%에 그쳤다.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해외에서는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 수익 극대화를 고려한 가격을 설정하기에도 유리하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해외 시장 확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며 올해 라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농심은 올해 처음으로 신라면 국내외 통합 브랜드 슬로건(SHIN)을 정하고, 수출용 봉지에 한국 1등이라는 뜻의 'Korea No.1' 새기며 해외 판매 확대에 나섰다.증권업계에서는 농심이 4분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협업 제품 판매를 본격화하며 올해 들어 부진했던 미국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다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미국 내 신라면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10월보다 30% 증가하며 케데헌 등 마케팅 효과가 드러나는 중"이라며 "7월 미국 가격인상 효과를 반영하며 수익성도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농심이 국내 라면 업계 압도적 위상을 해외로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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