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스틱 폐기물 2040년 지금의 2배 전망, "재활용 하면 온실가스 38% 줄인다"
- 플라스틱 생산량이 향후 십수 년 내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플라스틱은 생산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증가하면 온실가스 배출도 늘게 된다.이에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라도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일 수 있는 재활용과 재사용 제도를 확대하는 조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글로벌 비영리 단체 '퓨 자선 신탁'은 3일(현지시각)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옥스퍼드 대학에 의뢰해 작성한 '플라스틱 물결을 부수다 2025' 보고서를 발간했다.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040년에는 연간 글로벌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2억8천만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배출량과 비교하면 약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폐기물 폐기물 배출량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플라스틱 수요 증가가 지목됐다.연구진은 올해 기준 4억5천만 톤을 기록한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이 2040년에는 6억8천만 톤으로 약 52%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플라스틱은 구성물질의 90% 이상이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생산량 증가는 곧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이어진다.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 기준 플라스틱 기반 온실가스 배출량은 올해와 비교해 58% 급증한 42억 톤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이에 연구진은 '각국 정부가 플라스틱 과잉 생산을 부추기는 보조금을 폐지하고 오히려 플라스틱 산업에 환경 분담금을 부과하고 배출권을 구매하게 하는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또 설계 단계에서부터 재활용 및 재사용을 염두에 두고 제품을 제작하도록 하는 규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와 같은 조치들이 세계 각국에서 이상적으로 시행되고 정착된다면 2040년에는 포장재 기반 폐기물 배출량이 약 6600만 톤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기반 온실가스 배출을 약 38%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퓨 자선 신탁이 발간한 '플라스틱 물결을 부수다 2025'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을 시각화한 도표. <퓨 자선 신탁>톰 딜런 퓨 자선 신탁 환경 및 교차 이니셔티브 부문 수석 부사장은 '플라스틱 기반 온실가스 배출은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는 전 세계적 노력을 저해하고 있고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물 배출은 더 많은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우리가 이를 해결하려면 기존에 존재하는 해결책, 혁신적 솔루션, 기업, 근로자, 정부간 협력 등을 모두 활용해 제품 제조, 화학물질 개발, 제품 사용 및 폐기 방식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설명했다.재활용과 재사용이 플라스틱 기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이유는 플라스틱 기반 배출량의 80~90%가 처음 플라스틱 생산 과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새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은 화학적 처리 공정을 제외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없거나 매우 적다.다만 일각에서는 연구진이 재활용과 재사용의 확산 속도와 효과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주디스 앵크 전 미국 환경보호청 지역 관리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가정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플라스틱 재활용률이 지금도 두 자릿수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플라스틱은 고분자 화합물로 다른 물질과 결합해 오염되기 쉽다. 이 때문에 한 번 쓴 플라스틱 포장재는 재활용이 매우 어렵거나 사용할 수 있어도 품질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일이 잦다.실제 중국 칭화대학교가 올해 4월 세계 각국 통계, 산업 보고서, 국제기관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종합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플라스틱 가운데 단 9%만이 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칭화대 연구진은 플라스틱 재처리는 화학적, 물리적으로 어려워 재활용 제도가 본격적으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손쉬운 구조로 제작하게 하는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세계 각국은 2022년부터 재활용, 생산 감축, 제품 규제 등 광범위한 플라스틱 관련 문제를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을 진행해오고 있다.원래 2024년 말에 협상이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플라스틱 생산 규제에 반대하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산유국들 때문에 타결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딜런 부사장은 '지구 공동체는 한 세대 안에 플라스틱 시스템을 재편하고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나 이를 달성하려면 의사 결정권자들은 사람과 지구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