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0억 달러 'AI 동맹' 맺은 이재명, '넥스트 삼성' 육성으로 실행력 높인다
9500억 달러 'AI 동맹' 맺은 이재명, '넥스트 삼성' 육성으로 실행력 높인다
이재명 정부가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과 협력 기반을 넓히는 첫 발을 뗀 가운데 이를 국내의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연결하는 일이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현재의 글로벌 빅테크와 대규모 반도체·AI 인프라 협력을 추진한 데 이어 이들을 키운 세계적 벤처자본과 국내 스타트업을 연결해 '다음 세대 삼성'을 육성한다는 구상을 내놨다.국민의 AI 이용 기회를 넓히고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날 재원을 청년과 중소기업, 미래 성장동력에 다시 투입하는 일도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국빈 방문 중인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화상으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번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은 대한민국이 AI 시대를 이끄는 대체 불가한 선도자로 도약하겠다는 국가적 출사표'라고 평가했다.그는 '초대규모 공급·투자 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인공지능 동맹' 수준으로 격상했다'며 '이런 성과들이 우리 경제의 더 큰 도약과 국민 삶의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최근 큰 폭의 성장률 개선에도 청년 고용 부진과 중소기업의 높은 대출 연체율이 이어지는 점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윗목과 아랫목이 고루 따뜻해야 방 안의 온도가 오래 유지된다'며 '기업이 청년 신규 고용에 적극 나서고, 풍부한 유동성이 골목상권·중소기업으로 흐를 수 있도록 재정, 조세, 금융 등을 총망라한 정책 집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 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국내 투자와 차세대 기업 육성, 국민 체감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후속 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앞서 이 대통령은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현재의 빅테크와 AI 공급망 협력을 추진하는 데 이어 이들을 키운 벤처캐피털과 한국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방안을 타진했다.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는 24일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계기로 모두 9500억 달러(1375조 원) 규모의 반도체 분야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 2천억 달러 규모의 첨단 메모리 공급 및 AI 칩 파운드리 협력을, SK는 엔비디아 등과 7500억 달러 규모의 첨단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 협력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약 5GW(기가와트), 엔비디아 B200 기준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200만 장에 해당하는 규모의 국내 AI 데이터센터 협력 계획도 내놨다. 요컨대 한국의 반도체 생산 역량에 글로벌 AI 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결합해 국내 AI 산업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이 대통령은 빅테크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다음 날인 25일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세콰이어캐피털, 코슬라벤처스 등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털 6곳의 경영진과 만나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 이들은 애플과 엔비디아, 구글, 오픈AI 등 현재 세계 AI·기술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에 초기 투자한 투자사들이다. 6개 벤처캐피털의 전체 운용자산은 3130억 달러(약 450조 원)에 이른다.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미국은 오랜 안보동맹을 넘어 기술동맹, 혁신동맹, 스타트업 동맹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며 '두 나라의 강점이 결합하면 우리는 다음 세대의 삼성, 현대, SK, 네이버 그리고 세계를 선도할 새로운 글로벌 혁신 기업을 함께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과 벤처캐피털 6곳은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한미 스타트업 투자 협력을 논의했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인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24일에는 빅테크들을 만나고 25일에는 이들을 만든 '킹메이커'들을 만났다'며 '다음 세대의 우리나라 대기업은 삼성과 SK의 방식으로, 즉 정부의 경제개발계획 아래 자라날 수는 없다'고 적었다. 김 실장은 선진국의 빅테크가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한 만큼 한국에서도 같은 성장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김 실장은 '벤처캐피털과 한국 스타트업을 잇는 일이야말로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다만 국민연금과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MOU가 곧바로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램프 레스토랑에서 열린 글로벌 AI 리더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태원 SK 회장, 라니 보르카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하드웨어 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명 대통령,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연합뉴스>이 대통령은 해외 창업 인재의 유입을 막는 비자 제도 개선과 국내외 기업·연구기관·투자기관 사이 협력 기반 확대, 모태펀드·국민성장펀드·연기금과 민간자본의 연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이러한 후속 지원책을 구체화해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관심을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실제 투자와 해외시장 진출로 연결하는 것이 구체적 과제로 떠오른다.이와 별도로 정부는 이미 추진하고 있는 '모두의 AI'를 AI 산업 성장의 국민 체감도를 높이는 정책 수단으로 꼽고 있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7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에게 비용과 이용량 제한 없이 국산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두의 AI'를 9월 시범 운영한 뒤 연내 정식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직 AI를 이용하지 않는 국민이 약 3분의 1에 이르는 만큼 공공서비스 신청까지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를 제공해 AI 활용 격차가 사회·경제적 격차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구상을 밝혔다.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차세대 성장동력에 다시 투자하는 재정 선순환도 추진된다.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내국세가) 올해 390조 원에 달했는데 내년에는 세수가 크게 늘어 500조 원 플러스알파의 국세수입을 전망하고 있다'며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호황을 과거의 단순한 경기순환과 다른 장기적·구조적 변화로 평가했다.박 장관은 늘어난 세수를 단년도 예산으로 소진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인재 양성 등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년도 예산회계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추가세수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판을 여는 생산적 지출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AI 동맹'의 성공 여부는 9500억 달러라는 협력의 집행뿐 아니라 실제 국내 투자와 차세대 기업의 성장, 일자리 창출 및 국민의 AI 이용 확대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의 틀을 마련한 데 이어 그 성과를 스타트업과 청년, 중소기업, 국민의 일상으로 확산하는 일이 이재명 정부 AI 정책의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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