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생활건강 이선주 '차석용 M&A' 뒷정리, '닥터그루트'와 시너지 낼 북미 자회사 활용법 고심
-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이사가 차석용 전 부회장 시절 때 추진한 인수합병(M&A)의 후속작업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다.차 전 부회장은 LG생활건강 재직 당시 북미 회사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단계적으로 지분을 떠안기로 했는데 이와 관련한 부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이 대표는 기대치를 밑도는 북미 자회사들의 성장세를 마주하고 있지만,최근 북미권에서 실적이 우상향하고 있는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를 앞세워 활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18일 LG생활건강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선주 대표는 주요 북미 자회사의 인수 작업 가운데 보인카의 잔여지분 정산만을 남겨두고 있다.최근 공개된 LG생활건강의 2026년 상반기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올해 5월 미국 자회사 보인카의 잔여지분 가운데 30%를 추가로 취득했다.이번 지분 취득은 보인카 측이 지난해 보유한 잔여지분 일부를 매도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의 보인카 지분율은 기존 56.04%에서 86.04%로 높아졌다.추가 지분 취득에 들어간 금액은 264억2600만 원으로 확인됐다.보인카는 차석용 전 부회장이 LG생활건강의 외형 확대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던 시절 사들인 기업이다.차 전 부회장은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7년 동안 LG생활건강을 이끌었다. 재임 기간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 등 20건이 넘는M&A를추진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실적을 키우면서 이른바 '차석용 매직'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북미 시장에서도M&A를 적극 활용했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더에이본컴퍼니 △2021년 보인카 △2022년 더크렘샵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현지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회사는 2021년 미국 비건 패션 염모제 브랜드 '알틱폭스(Arctic Fox)'를 운영하는 보인카 지분 56.04%를 약 1170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 직전인 2018~2020년 보인카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89%에 달했다.차 전 부회장은 빠르게 성장하던 알틱폭스를 앞세워 글로벌 하이엔드 패션 헤어케어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다만 보인카의 인수 이후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보인카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3년 254억 원, 2024년 295억 원, 2025년 363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9억 원, 7억 원, 22억 원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인수 첫 해인 2021년 매출 116억 원과 순이익 27억 원을 거뒀던 것을 고려하면 회사가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보인카뿐 아니라 차 전 부회장 시절 인수한 다른 북미 기업들도 최근 실적이 부진하다.더크렘샵은 매출이 2023년 1365억 원에서 2025년 657억 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순이익도 2023년 312억 원에서 2024년 276억 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25년에는 156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코로나19 이후 북미 뷰티 시장의 소비 트렌드가 달라진 데다 과거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 부담까지 겹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함께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더에이본컴퍼니 역시 2023년 378억 원, 2024년 67억 원, 2025년 67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다만 최근 LG생활건강의 북미 헤어케어 사업이 성장하면서 보인카를 활용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LG생활건강은 자체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화장품 매출에서 닥터그루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6%에서 2분기 8%로 높아졌다.LG생활건강은2021년 미국 비건 패션 염모제 브랜드 '알틱폭스(사진)'를 운영하는 보인카 지분 56.04%를 약 1170억 원에 인수했다. 다만보인카의 실적은 인수 이후 당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생활건강 >주력 브랜드 '더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 비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장세로 여겨진다.북미 시장 자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북미 매출은 2058억 원으로 처음으로 중국 매출(1760억 원)을 넘어섰다.LG생활건강은 이미 보인카를 비롯해 현지에서 인수한 브랜드를 북미 사업 확대의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회사에 따르면 보인카와 더에이본컴퍼니 등 현지 브랜드를 유통채널을 확대하는 역할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를 아마존과 세포라 등 주요 온·오프라인 채널에 선보이고 있다.이선주 대표가 닥터그루트와 보인카를 연계한다면 북미 헤어케어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통로를 찾을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닥터그루트와 보인카의 주력 브랜드 '알틱폭스'는 각각 두피·모발 관리와 패션 염모제를 주력으로 하지만 모두 헤어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서로 다른 제품군을 앞세워 북미 헤어케어 사업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셈이다.알틱폭스는 미국 젊은 소비자층에서 인지도를 쌓았으며 현재 아마존과 얼타뷰티, 샐리뷰티 등 주요 유통채널에도 진출해 있다.LG생활건강이 북미에서 확보한 유통·마케팅 경험을 보인카에도 활용한다면 알틱폭스의 성장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LG생활건강 관계자는 '북미에서 보인카를 비롯한 인수 브랜드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수익성 확보에 힘쓰고 있다'며 '닥터그루트가 북미 헤어케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유통채널을 활용한 영업·마케팅 협업 등 다양한 시너지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