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인적분할에 냉랭한 시장 평가, 반복된 쪼개기 논란에 국민주 위상 회복 더 멀어지나
- 카카오가 인적분할 계획 발표 이후 주가 하락과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 등 냉랭한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카카오는 과거 여러 차례 계열사를 쪼개 상장시킨 뒤 주가가 내린 전력이 있는데 이번 인적분할이 또 다시 주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나온다.24일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보고서가 다수 나왔다.메리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카카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고 목표주가 5만1천 원에서 3만7천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이번 분할로 카카오톡과 카카오톡을 제외한 지주회사 성격으로 쪼개진다'며 '투자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사업 전략이 증명될 때까지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번 인적분할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법인을 나눠 시너지를 노리는 시도가 기존보다 나은 효율성과 완결성을 갖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바라봤다.김 연구원은 '올해 오픈AI 등 주요 인공지능(AI) 기업과 밀접한 협력 관계가 다소 옅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중장기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배수를 낮춰 잡았다'며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원에서 7만 원으로 낮춰 잡았다.이날 하나증권도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5만8천 원에서 5만 원으로 하향했다.카카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신설법인 카카오AI와 존속법인 카카오X로 나누는 인적분할을 결의했다.카카오는 이번 분할이 '복합기업 할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21일 기자설명회에서 '국내외 증권사가 평가하는 카카오 개별사업 부문의 합산 가치는 34조2천억 원에 달하지만, 최근 3개월간 평균 시가총액은 16조8천억 원에 그쳐 50% 이상 저평가됐다'고 짚었다.다만 시장은 카카오의 바람과 반대로 움직였다.이 같은 인적분할 소식이 전해진 21일 카카오 주가는 직전거래일보다 7.49% 내린 3만58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최대 13.18% 내린 3만3600원까지 밀렸다. 이는 올해 3월4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큰 장중 낙폭이다.카카오 주가는 24일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직전거래일과 같은 3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수년간 이어진 카카오의 반복된 '쪼개기 상장' 사례들이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카카오는 한때 개인투자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국민주'로 불렸다. 현재도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카카오를 보유하고 있다.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2025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카카오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160만 명에 이른다. 삼성전자(461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소액주주를 보유하고 있다.카카오는 코로나19 기간이던 2020년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했고 2021년 6월에는 코스피 시가총액 4위까지 오르며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다만 이후 증시 전반 하락세 속에서 주가가 크게 내렸고 반복된 쪼개기 상장 논란도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카카오는 2020년 카카오게임즈, 2021년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를 잇달아 증시에 상장시켰다. 회사의 핵심 사업 분야를 별도 회사로 떼어내면서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특히 카카오페이 상장과 관련해 '먹튀' 논란이불거졌다.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경영진이 회사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자사주를 대량 매도하면서다.분할 상장시킨 계열사들의 현재 주가도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24일 종가 기준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 2만4천 원에서 현재 8660원, 카카오뱅크는 3만9천 원에서 2만1600원, 카카오페이는 9만 원에서 4만4800원까지 내렸다.현재 카카오 주가 역시 2021년 6월 최고가 17만3천 원과 비교해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카카오가 분할 상장 과정에서 내세운 '복합기업 할인 해소' 취지와 달리 결과적으로는 모회사와 계열사 모두 부진에 빠진 셈이다.증권가는 카카오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증권가는 분할 이후 존속기업인 카카오X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맡게 돼 주가 할인율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존속법인 카카오X에는 뱅크·페이·엔터·모빌리티·픽코마 등의 자회사 지분 및 투자자산이 집중된다'며 '카카오톡이라는 핵심 영업자산이 제외되면서 시장에서 투자·지주회사 방식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다만 인적분할 이후 카카오X의 주주환원 확대와 신사업 발굴 및 육성 등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LS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카카오 목표주가 5만5천 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선유진 LS증권 연구원은 '내년 재상장까지 단기 변동성 확대가 전망된다'면서도 '인적분할 결정 자체보다 이후 보여줄 변화와 성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