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신라 소액주주 첫 IR 연다, 이부진 불참·소규모 초청에 소통 진정성 시험대
- 호텔신라가 소액주주와 처음 마주 앉지만 첫걸음부터 소통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소액주주 대상으로 여는 첫번째 기업설명회(IR)라는 상징성은 작지 않지만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문 대표가 참석하지 않는 자리인데다 소액주주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인원도 25명에 그친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22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회사는 23일 서울 광화문 신라스테이에서 개인주주 대상 IR을 연다.호텔신라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별도 IR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텔신라는 주요 경영현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번 설명회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나온 소액주주들의 소통 요구에 응답한 성격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일부 주주들은 실적 부진과 주가 약세, 주주환원 부재 등을 지적하며 개인주주를 위한 설명회를 요구했다.이번 설명회는 그 자체로 호텔신라의 주주 소통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나온다.이번 설명회에 참여하는 개인주주는 25명에 불과하다. 앞서 호텔신라는 이번 설명회 참석 대상을 개인주주 25명으로 제한하고 선착순 모집 방식으로 신청을 받았다. 통상 주주들의 참석을 제한하지 않는 다른 회사들의 사례와 비교된다.호텔신라 관계자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설명을 하기 보다는 주주들의 의견 청취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25명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참석 임원들의 면면을 놓고도 실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설명회에는 이 사장은 물론 김준환 호텔신라 호텔&레저부문장과 조병준 호텔신라 TR(면세)부문장도 참석하지 않는다. 대신 IR 담당 부서에서 이를 진행할 예정이다.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개인주주 대상으로 IR 실무자들이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회사의 사업 현황과 주요 내용을 설명드리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고 최고경영자(CEO)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최근 대기업 주주 소통 사례와 비교해도 호텔신라의 이번 설명회는 참석 임원의 무게감이나 규모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주주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대한항공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주주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일반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참석 대상을 대한항공 주주로 두고 현장 접수에서 신분증과 잔고증명서 등으로 주주 인증 뒤 입장하는 방식으로 안내했다.이 자리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하은용 재무부문 부사장(CFO), 박희돈 경영전략본부장 부사장, 오문권 재무본부장 전무 등이 참석했다.한화솔루션도 4월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개인주주 간담회를 열고 정원영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재무구조 개선과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 주주환원 정책 등을 설명했다. 유상증자를 둘러싼 소액주주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 재무 책임자가 직접 주주 설득에 나선 셈이다.셀트리온은 지난해 5월 주주간담회를 열고 서진석·기우성·김형기 대표이사와 신민철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이 직접 참석해 주주들과 실적 가이던스, 배당, 주가 부진 문제 등을 논의했다. 당시 간담회에는 주주 약 80명이 참석했고 경영진은 예정 시간을 넘겨 질의응답을 이어갔다.호텔신라가 이번 설명회에서 개인주주들에게 해명하거나 설득해야 할 현안은 산적한 편이다.교환사채가 대표적이다. 호텔신라는 2024년 7월 1328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교환사채는 투자자가 일정 조건에 따라 채권을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증권이다. 호텔신라가 발행한 교환사채는 보통주 자기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교환가액은 6만2200원이다.문제는 호텔신라 주가가 교환가액을 밑도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직전 거래일인 19일 호텔신라는 5만5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교환가액을 충분히 웃돌면 주식 교환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원금 상환을 요구할 유인이 커진다.호텔신라 교환사채 투자자는 2026년 7월5일부터 3개월마다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첫 개인주주 대상 설명회가 조기상환청구 가능 시점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회사의 현금 운용과 재무 대응 여력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회사채 만기 일정을 놓고도 주주들이 회사의 재무 여력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 호텔신라는 2027년 2월 2600억 원, 2027년 4월 1300억 원 등 내년 상반기에도 모두 39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이런 자금 부담은 배당 재개를 기다리는 개인주주들에게도 민감한 문제다.호텔신라는 2024년과 2025년 결산배당을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면세업황 부진과 재무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개인주주 입장에서는 주가 부진 속에 배당 공백까지 이어진 셈이다.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주요 상장사들이 배당성향, 자사주 소각, 자기자본이익률 개선 목표 등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호텔신라에는 부담이다. 호텔신라는 아직 공식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하지 않았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