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빚 줄이는 기습 유상증자 불만 고조, 김동관 '책임경영 역행' 도마에
한화솔루션 빚 줄이는 기습 유상증자 불만 고조, 김동관 '책임경영 역행' 도마에
한화솔루션이 주주총회를 연 뒤 이틀 만에 기습적으로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증자의 실효성에 관한 의구심이 제기될 뿐 아니라 정부의 소액주주 보호 정책에도 역행한다는 것이다.더구나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겸 한화그룹 부회장으로서는 사업이 잘 될 때 성과급에 해당하는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를 챙기면서 정작 힘들 때그에 따른 부담을 일반주주에게 떠넘긴다는, 이른바 '책임경영 역행'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졌다.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를 두고 부정적 시각이 잇달아 나온다.한화솔루션은 전날 신규 주식 7200만 주 발행하며 2조4천억 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이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통상 유상증자는 발행주식 수 증가에 따라 기존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만큼 주주들에게 악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전유진 iM증권 연구원 "기존 발행주식이 1억7200만 주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발행 주식 비중이 42% 수준으로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또한 한화솔루션 지난 2년 동안 자구 노력 바탕으로 2조3천억 원 규모를 조달했음에도 재무구조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유상증자의 기대효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한화솔루션 연결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193%로 통상 관리선으로 여겨지는 200%에 근접했다. 순차입금은 12조3115억 원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28.6배에 달한다.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미미하다"며 "2025년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약 13조 원에 달해 1조5천억 원의 자금 상환으로는 차입금을 의미 있게 축소시킬 수 없다"고 바라봤다.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어온 김동관 부회장이 사업 부진에 따라 겪는 부담을 주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한화솔루션은 케미칼 사업에서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업황 둔화 여파로 2023년 4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자회사 여천NCC의 구조조정에도 상당한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김 부회장이 사업 초기부터 주도해서 키운 태양광 사업에서도 최근 부진이 이어졌다.모두 3조2천억 원을 투입해 미국 내에 구축하는 태양광 생산 기지인 '솔라 허브'의 본격 가동은 각종 설비 문제 등에 영향을 받아 기존 2025년 4분기에서 올해로 미뤄졌다. 태양광 부분에서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연간 영업 적자를 지속했다.태양광 사업에서는 2023년 3조2천억 원 투입해 미국 내에 구축하는 태양광 생산 기지인 '솔라 허브'의 본격 가동이 미뤄지며 지난해 영업 적자 지속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큐셀 카터스빌 공장 전경. <한화큐셀>이번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선택이 소액주주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정부 정책 기조에 역행하는 방식으로 비춰질 여지도 크다.이에 금융감독원도 한화솔루션을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유상증자의 당위성과 의사결정 과정, 주주 소통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한화그룹 유상증자에 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도 한 몫하는 것으로 여겨진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에 앞서 김동관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가 3형제가 소유한 한화에너지 등에서 보유하던 한화오션 지분을 1조3천억 원에 인수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놓고 김 부회장 3형제의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 수단으로 유상증자를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기업지배구조 연구 단체 등에서 제기된 바 있다.더구나 이번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주)한화의 자금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한화가 기존 지분율 36.92%를 유지하려면 6월 청약 과정에서 약 8800억 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5년 12월 별도 재무상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03억 원에 머물러 있다.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상증자가 재무 개선에 필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고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을 내세워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한화솔루션은 27일 김 부회장이 약 3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남정운 케미칼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부문 대표도 각각 약 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다만 김 부회장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미래 주가에 상응하는 현금으로 지급받게 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97만2622주를 보유하고 있어 재무 위기를 겪는 회사에서 오너 일가가 성과 보상을 챙긴다는 시각도 있다.사업이 잘 될 때 이를 근거로 RSU를 받았으면서 정작 힘들 때 유상증자로 주주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이다. 97만2622주는 이날 한화솔루션 종가인 3만5650원을 기준으로 347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조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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