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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 회장 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상장 다시 시도할까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11-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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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언제 다시 시도할까?

현대중공업지주가 한국조선해양의 유상증자 참여나 차입금 상환 등 큰 금액을 투자해야 할 곳이 많아 권 회장이 현대오일뱅크 상장카드를 다시 꺼내들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944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오갑</a>, 현대오일뱅크 상장 다시 시도할까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회장.

24일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12월 중순에 아람코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 17%의 매각대금 1조4천억 원이 들어온다.

이제 시장의 눈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시기가 언제일지를 향하고 있다.

애초 4월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아람코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을 때 매각방식이 사전기업공개(pre-IPO)로 진행됐기 때문에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자체는 정해진 수순이다.

앞서 19일 권 회장이 그룹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에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작업에도 추진력이 실리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권 회장의 회장 승진을 두고 그룹이 마주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다고 사유를 밝힌 만큼 권 회장이 ‘오래 묵은 과제’인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돈 쓸 곳이 많은 만큼 권 회장이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다시 추진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2019년 3분기 별도기준으로 현대중공업지주는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1조2885억 원에 이른다.

아람코로부터 받게 될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대금으로 상환 가능한 수준이지만 현대중공업지주는 거금을 들일 곳이 더 있다. 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유상증자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실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1조2500억 원 규모로 참여해 부채 상환을 돕는다.

이 과정에서 한국조선해양도 1조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 현대중공업지주가 여기에 참여해야 한다.

이처럼 현대중공업지주는 실탄을 써야 할 곳이 많지만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1002억 원에 그친다. 때문에 권 회장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작업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방식은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통해 직접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구주매출 방식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오일뱅크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분인 30%만 남기고자 한다면 41.23% 지분을 구주매출로 돌릴 수 있지만 이런 선택은 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현대오일뱅크로부터 받는 배당수익은 현대중공업지주가 ‘배당성향 70%, 배당수익률 5% 이상’이라는 고배당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정책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의 그룹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줄임을 고려하면 권 회장이 현대오일뱅크의 배당금을 포기할 리는 없어 보인다.

권 회장은 시장에 너무 많은 주식이 공개되는 것이 공모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 않는다는 점까지 고려해 공개할 구주의 비율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권 회장이 당장 실탄이 필요한 곳에 재무구조를 다시 짜는 ‘리파이낸싱’으로 대응하며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글로벌 정유업황이 부진의 터널을 지나고 있어서다.

이에 앞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기업공개를 위한 목표 공모가를 30~32리얄(8~8.53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아람코의 전체 기업가치는 1조6천억~1조7천억 달러 수준이다.

애초 아람코는 자체적으로 기업가치를 2조 달러로 평가한 뒤 기업공개를 선언했는데 낮은 국제유가 탓에 정유업황이 부진하자 눈높이를 스스로 낮춘 것이다.

권 회장은 과거 현대오일뱅크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던 2011년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추진했다가 정유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를 이유로 자진해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201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현대오일뱅크의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기회가 왔을 때 상장작업을 지휘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실제 2018년 상장 재수를 시도했다 강화된 감리기준에 발목을 잡혀 다시 물러났다.

상장 시도를 3번이나 철회하는 것은 시장 신뢰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권 회장이 상장 3수에 부담을 느낄 이유는 충분하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상장을 시도하려면 내부적으로 실무팀을 꾸리는 등 준비가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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