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세컨즈'의 중국사업 부진
국내 SPA브랜드 에잇세컨즈가 중국 진출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8초 만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뜻이 담긴 브랜드다. 에잇세컨즈는 출범 당시부터 중국 진출을 목표로 해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8과 빨강색을 사용했다.
에잇세컨즈는 2020년까지 매출 10조 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시아 톱3' SPA 브랜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잇세컨즈는 2016년 중국에 법인을 내고 그해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손실을 봐왔다. 이때문에 더 이상 에잇세컨즈의 출점 수를 확대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기조로 돌아섰다.
△'스포츠웨어'사업에 공들여
이서현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성장동력으로 스포츠웨어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8년 9월 미국 러닝 브랜드 '브룩스러닝'의 국내 판매를 시작하며 국내 스포츠의류시장에 진출했다. 브룩스러닝은 미국 '러닝의류'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는 회사인데 세계 상위 3위에도 올라 있는 달리기용 신발 브랜드이기도 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브룩스러닝의 신발, 의류의 국내 독점 판권을 소유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지하 1층~지상 4층 462.8m²(140평) 규모의 매장을 꾸렸다.
빈폴 브랜드도 스포츠웨어 측면을 강화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기존 빈폴아웃도어를 빈폴스포츠로 이름을 바꾸고 빈폴 브랜드 고유의 감성에 스포티한 느낌을 더한 '오리지널' 라인으로 정비했다. 스포츠 라인은 '액티브' 라인으로 개편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웨어시장은 2015년 5조 원 규모에도 못 미쳤지만 2017년 7조 원 수준까지 불어나며 급성장하고 있다.
△'준지'와 '구호' 앞세워 해외진출에 힘 쏟아
이서현은 여성복 브랜드 구호와 남성복 브랜드 준지를 통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호는 2016년 9월 뉴욕에 진출해 미국 노드스트롬, 중국 레인크로포드 등 유명백화점과 입점계약을 맺었다. 2017년에 홍콩에도 진출했다.
구호는 1997년 디자이너 정구호씨가 만든 브랜드로 이서현이 인수를 주도했다. 인수 당시 매출 규모가 60억 원대에 그쳤지만 2016년 1천억 원을 돌파했다.
준지도 2016년 12월 영국의 고급 백화점 헤롯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해외 진출에 더욱 탄력을 받았다. 헤롯백화점은
영국 왕실에 물건을 납품하는 백화점으로 입점 브랜드를 엄격하게 통제해 세계적 명품만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서현은 해외 진출을 통해 2020년까지 구호로 매출 2천억 원, 준지로 매출 1천억 원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2017년 흑자 기조로 돌려 세워
이서현은 2015년과 2016년 영업손실을 봤지만 2017년부터 영업이익을 다시 흑자기조로 돌려세우는 데 성공했다.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철수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중심으로 매장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2017년 영업이익이 다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서현은 2015년 말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 오르면서 삼성그룹의 패션사업을 홀로 이끌게 됐지만 그해부터 2016년까지 영업손실을 봤다. 경기 침체로 국내 패션시장은 부진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6년에 영업손실 450억 원을 봤다. 2015년에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 90억 원을 봤는데 적자폭이 훨씬 커졌다.
이서현은 2016년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브랜드를 철수하고 상품군별로 세분화됐던 브랜드를 통합하는 등 브랜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10년 공식석상 나타난 뒤 승진가도
이서현은 201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에서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우리 딸들 좀 광고하겠다"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당시 제일모직, 제일기획 기획담당 전무의 손을 잡고 나선 것이다. 2011년 이서현은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의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4년에는 사장에 올랐다.
이서현은 통합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 선임된 뒤 대외 행보가 늘었다. 2015년 12월 사내방송에 직접 출연했고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잘 해보자”고 각오를 다지는 등 직원들과 소통도 활발히 벌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가 언론 앞에 나선 것은 2016년 4월 호텔시라에서 열린 컨데나스트 럭셔리 컨퍼런스가 끝이다.
| ▲ 이서현 당시 제일모직 부사장이 2013년 10월2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경영 20주년 만찬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그룹 패션사업 이끌어
이서현은 2002년 6월 제일모직에 입사한 뒤 신사복 중심의 사업구조를 캐주얼과 여성복으로 확대했다. 또 내수시장을 벗어나 중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2003년 여성복 브랜드 구호를 인수한 데 이어 중장년 여성복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09년, 2011년 각각 르베이지와 데레쿠니를 선보였다.
2012년에는 SPA 브랜드와 아웃도어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이서현이 3년 동안 직접 진두지휘했다. 빈폴 아웃도어 역시 이서현의 작품이다.
△삼성패션디자인펀드 통해 신진 디자이너 발굴
2005년부터 삼성패션디자인펀드(Samsung Fashion & Design Fund; SFDF)를 만들어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한국계 디자이너를 발굴 및 지원하며 수상자에게는 후원금을 포함해 국내외 홍보 등 각종 활동을 지원한다.
남성 브랜드 준지의 디자이너인 정욱준씨, 스티브J & 요니P, 두리 정씨 등이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출신이다. 이들이 세계적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데 이서현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2017년부터는 SFDF와 별도로 국내 패션업계 지원 확대를 위해 연간 1억 원 규모의 sfdf(스몰 에스에프디에프)’를 새롭게 만들었다. 기존 SFDF가 글로벌 활동 기반의 디자이너를 모집해왔던 것과 달리 국내 기반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상으로 하며 범위 역시 의류에서 가방, 신발 등으로 전반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