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최종구, 은행의 개인사업대출 확대도 막아서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6-26 16: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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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개인사업자대출의 빠른 증가세를 '위험 시그널'로 바라보면서 관련 영업을 확대했던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은 가계대출 규제의 강화 이후 개인사업자대출액이 급증한 ‘풍선 효과’를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면서 은행에 더욱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고 관련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0844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종구</a>, 은행의 개인사업대출 확대도 막아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개인사업자대출(소호대출)은 자택이나 소규모 사업장 등에서 일하거나 보유한 건물로 임대업을 하는 개인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상품이다.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돼 가계부채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가계부채 규제를 받는 주택담보대출 대신 개인사업자대출금으로 집을 사는 사례 등이 많아 개인사업자대출이 늘어날수록 가계부채도 실질적으로 증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감안해 최 위원장은 25일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에서 유형별로 실질을 따져 맞춤형 ‘핀셋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면서 개인사업자대출을 직접 지목했다. 

그는 20일 부산 금융현장간담회에서도 “주의해야 할 것은 개인사업자대출”이라며 “지나치게 빨리 늘어나고 부동산임대업에 치중된 것도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각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에서 빌려준 개인사업자대출잔액은 5월 기준으로 300조2천억 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전체 중소기업대출잔액 650조5천억 원의 절반에 가깝다. 

1~5월에 새로 늘어난 개인사업자대출잔액도 11조3천억 원으로 집계돼 2008년 이후 역대 1~5월과 비교해 가장 많은 증가폭을 보였다.   

국내 은행들이 강한 규제를 적용받는 주택담보대출 등을 대신할 안정적 수익원을 찾는 과정에서 개인사업자대출 영업을 대폭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규제를 피해 다른 쪽으로 쏠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일반 중소기업대출보다 부실화될 가능성이 낮은 상품으로 꼽힌다. 대출자의 건물 등을 담보로 잡는 일이 많아 은행에서 빌려준 돈을 떼일 위험도 비교적 적다.  

전체 개인사업자대출액에서 대출자가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임대업의 비중이 2013년 30.2%에서 2015년 34.8%, 2017년39.2%로 높아지기도 했다.

이를 감안해 최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대책에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을 도입했고 은행권에도 3월부터 개인사업자대출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것을 지시했다.

임대업이자상환비율은 부동산 임대소득을 대출이자액으로 나눈 값으로 150%(주택임대업 125%) 이상인 고객만 대출을 새로 받을 수 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금융회사에서 자체 관리업종을 3개 이상 뽑고 업종별로 여신한도를 설정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금융위와 은행연합회는 이르면 8월부터 개인사업자대출금을 주택 구입이나 시설자금으로 쓴 사례를 뽑아내서 돈을 즉시 갚게 하고 1~5년 동안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적용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이 개인사업자대출에 관련된 규제 강화를 추진하면서 은행들이 관련 영업을 확대하는 데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고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개인사업자대출을 옥죄면 중소기업대출밖에 남지 않는데 관련 영업이 쉽지 않다”며 “우량한 중소기업은 한정돼 있어 치열한 영업경쟁이 예상되지만 다른 돌파구도 일단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개인사업자대출의 부실화로 가계 경제가 흔들릴 가능성을 먼저 차단하는 데에 신경쓸 수 밖에 없다. 

개인사업자대출 대부분은 시중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상품이라 금리 인상에 취약하다. 개인사업자 대다수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영세업종의 자영업자인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특히 부동산임대업 관련 대출은 부동산시장 경기가 둔화되고 임대가격이 하락하면 급격하게 부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은 숙박, 음식점업, 도소매업, 부동산임대업 등 경기민감도가 높은 업종과 연관돼 있다”며 “내수경기 침체나 금리 상승으로 자산 건전성이 떨어질 위험이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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