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3년 만의 출소 장세주, 동국제강 창업주의 말이 무겁다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4-30 17: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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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는 사회를 낙원처럼 만들기 위해 돈을 쓰라는 가르침을 후손들에게 남겼다. 

창업주는 ‘자아를 발견하고 세상에 낙원을 이룩한다’는 좌우명대로 당시 30억 원, 현재 가치로 약 3천억 원에 이르는 돈을 사회에 환원했다. 또 술과 담배는 물론 고기도 먹지 않을 만큼 절제된 생활을 하면서 재벌 총수답지 않게 허름한 집에서 살았다. 
 
[오늘Who] 3년 만의 출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270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세주</a>, 동국제강 창업주의 말이 무겁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하지만 손자인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그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

장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과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옥고를 치르고 30일 가석방됐다. 만기를 6개월 앞두고 3년 만에 사회로 나왔다.

장 회장은 이날 경기 여주교도소에서 나와 “많이 반성했다”며 “사회와 국가에 공헌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과거 회삿돈을 200억 원 넘게 빼돌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2015년 11월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2016년 2심에서 장 회장에게 “대기업 최고 경영자로서 투명하고 합리적 기업경영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저 버렸다”며 “장 회장이 회사에 끼친 피해액은 대부분 회복됐지만 회사와 직원들이 입은 무형의 손해를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므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2004년에도 횡령과 배임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은 적이 있다.

동국제강 안팎에서는 장 회장이 출소한 만큼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일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의 비등기이사로 남아 있으며 회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30일 출소하면서 기자와 만나 “경영 복귀는 천천히 생각해보겠다”며 경영일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은 현재 형을 대신해 동국제강 경영을 이끌면서도 형의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장세욱 부회장은 9살 많은 장 회장을 형을 매우 존경하며 장 회장이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그를 자주 찾아가 면회하며 경영에 자문을 구했다고 전해진다. 

장 부회장은 2017년 한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장 회장이 내년에 돌아오면 원래 맡았던 일을 다시 할 예정이며 각자의 역할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삿돈을 빼돌려 시장과 회사 내부에서 신뢰를 잃은 그에게 경영에 복귀할 기회를 주는 것이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르면 징역형을 받으면 징역형 집행이 끝난 뒤 5년까지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의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장 회장이 앞으로 5년 동안은 미등기임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미등기임원은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연봉도 공개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의 경영 복귀는 오너로서 권한은 행사하되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비판적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고 장경호 창업주는 “돈은 왜 버는지 아느냐? 좋은 데 쓰려고 버는 거다. 그걸 누가,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삶의 보람이 달라진다”고 직접 손자들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감옥은 가끔 사람에게 큰 변화의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장 회장은 얼마나 변했을까?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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