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정지선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에서 '정지선' 지우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04-06 15: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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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리더십은 이름과 닮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독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다.

정지선 회장을 놓고 돌다리를 아예 두드리지도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757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지선</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485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교선</a>,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에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757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지선</a>' 지우다
정지선(왼쪽)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정 회장은 31세의 젊은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정 회장이 2008년 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나이도 36세에 불과했다.

젊은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을 맡은 점이 경영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신중한 경영의 대가는 생각보다 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업계의 라이벌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공격적 경영을 바라만 보면서 만년 3위에 머물러야 했다.

물론 신중했던 만큼 승률도 높다. 정 회장이 회장에 오른 뒤 성사된 인수합병이 모두 4건에 그치지만 모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지선 회장과 동생 정교선 부회장은 5일 선제적으로 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며 더욱 경영에 힘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 정지선 회장이 지금보다 공격적으로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떠오른다. 몇 년째 성장이 멈춘 우울한 백화점업계의 현실 역시 정 회장이 지금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다른 시내면세점을 인수하거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입찰에 도전할 가능성도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앞서려면 지금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작가 루이스 캐럴의 동화 ‘거울나라의 앨리스’에 나온 ‘레드퀸 효과’를 들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런 태도”라고 말했다.

레드퀸 효과란 주변 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제자리에만 머물려고 해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앞으로 정교선 부회장의 존재감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교선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 지배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교선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 지분율은 15.3%에서 23.0%로 늘어났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일 “대주주의 지배력 확대는 사업재편에 속도가 애초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각각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분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분리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계열분리를 얘기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두 형제가 점차 각자가 맡은 영역을 확대하고 기반을 다져 계열분리를 추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형제가 역할을 분담하고 조율하면서 형제경영을 이어갈 수 있지만 밑으로 내려갈수록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이 갈라져 나온 현대그룹 역시 같은 수순을 밟았다”고 말했다.

도로 위의 '정지선'은 차량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멈춰 서 있으라는 표지다. 하지만 기업경영에서 정지선이란 있을 수 없다.

정지선 회장의 표현대로 쉼없이 뛰지 않으면 제자리에 머물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에게 '정지선'이란 있을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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