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거처
신격호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소공동 롯데호텔 본관 가운데 거처를 결정해야 한다.
신격호는 수십년 동안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머물러왔는데 호텔이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거처를 옮겨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신격호의 둘째 아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격호가 롯데월드타워에 머물러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반면 신격호의 첫째 아들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롯데호텔에 머무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고령에다 치매를 앓고 있는 신격호가 롯데월드타워에 머무를 수 있도록 설계까지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는 2016년 4월에 치매판정을 받은 상태로 2017년 6월부터 한정후견인으로 사단법인 선을 두고 있다.
|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2017년 5월3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함께 주변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다. |
△경영권 분쟁
신격호의 두 아들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시작은 첫째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2015년 1월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전격 해임된 뒤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는 데 실패하면서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에 와서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에 재임명한다는 신격호의 지시서 내용을 공개했다. 또 신격호가 ‘신동빈을 지지하지 않고 한국 롯데그룹 회장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라는 내용의 영상도 공개했다.
신 회장도 이에 맞서 한국에서 대국민 사과문 형식의 입장을 발표했다. 또 호텔롯데의 일본 지분율 축소, 롯데그룹에 얽힌 순환출자 80%를 해소, 지주회사 전환을 약속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상정안건들을 기존의 원안대로 통과시키고 호텔롯데 비공개 임시주주총회 열어 신 전 부회장을 호텔롯데 등기이사에서 해임했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의 모든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2015년 10월 신동주 전 부회장도 반격에 나섰다. 광윤사 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을 광윤사 이사에서 해임시켰다. 2016년 2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소집 요구 기자회견을 열어 이사 전원의 해임을 요청했다.
신 전 부회장은 “후계자는 장남”이라고 한 신격호의 영상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는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리하기 위해 핵심 키를 잡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에 '1인당 25억 원'이라는 거액을 약속하면서 지분해체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3월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안한 의안은 모두 부결됐다. 이후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 2017년 6월 등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복귀가 수포로 돌아가며 거의 신동빈 회장의 독주체제로 자리를 잡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신격호의 판단력이 극심하게 저하된 상태라는 ‘건강이상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의 판단능력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해 왔다.
신 전 부회장은 2017년 9월 롯데쇼핑 지분 3%만 남기고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의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건립
신격호는 서울 잠실에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를 완공하는 것을 숙원사업으로 삼았는데 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말 완공돼 2017년 4월3일 개장했다.
롯데월드타워는 1987년 “잠실에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입지를 선정하면서부터 신격호의 숙원사업이자 꿈으로 불렸다.
신격호는 롯데월드타워 개장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에게 ‘언제, 어느 때라도 좋으니 롯데월드타워를 꼭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서신을 보냈으나 회신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개장식에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 동안 롯데월드타워의 탄생을 위해 열정을 쏟으신 신격호 회장에게 고개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신격호는 롯데월드타워를 개장한 지 한달이 지난 2017년 5월3일에야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꼭대기층에 올랐다.
△한국 롯데그룹의 성장
신격호는 껌 장사로 시작한 롯데그룹을 국내에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에 이어 재계 5위 안에 드는 대기업으로 키웠다.
신격호는 1967년부터 1980년까지 롯데그룹의 식품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았다. 롯데제과를 설립한 뒤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 롯데리아 등을 잇달아 출범하며 국내 최대의 식품회사로 자리잡아갔다.
신격호는 이 기간에 국가 기간산업에도 진출했다. 호텔롯데, 롯데건설, 호남석유화학, 롯데전자, 롯데상사 등을 중심으로 국내 유통, 관광산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1981년부터 1996년까지에 해당되는 도약기에 한국 10대 기업에 진입했다. 1980년에 롯데월드, 호텔롯데부산, 롯데물산 등을 세우고 한국후지필름을 설립해 첨단산업까지 영위하게 됐다. 롯데자이언츠, 대홍기획 등도 이 시기에 설립돼 롯데그룹의 '문화'를 세우는 데 기여했다.
1997년에는 국내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쳐왔으나 신격호는 업계우위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롯데호텔의 국내 사업망을 완성하고 식음료산업과 유통관광산업에 더욱 힘을 쏟았다.
롯데그룹은 특히 1997년부터 2008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성장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시기에 롯데그룹은 동남아와 중국, 미국 등으로 영토를 넓히는 데 속도를 냈다. 2006년 롯데쇼핑이 한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2004년은 경영권의 무게중심이 신격호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로 넘어가기 시작한 해로 평가된다.
신 회장은 2004년 10월 롯데 정책본부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롯데그룹의 덩치를 키웠다. 특히 롯데그룹의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인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한 것은 대표적인 인수합병 성공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유통사업에서도 하이마트와 KT렌탈을 인수하고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무리한 해외진출과 인수합병이 결국 롯데그룹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7년 초부터 중국에서 사드보복 조치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자 2017년 9월 결국 롯데마트의 매각을 결정했다.
△한국 롯데 설립
신격호는 1966년에 한국으로 건너와 롯데알미늄, 1967년 롯데제과를 잇달아 세웠다.
이후 사업분야를 넓혀 1973년 호텔롯데·롯데전자·롯데기공, 1974년 롯데산업·롯데상사·롯데칠성음료 등을 설립했다. 이어 1975년 롯데자이언츠, 1978년 롯데삼강, 롯데건설, 롯데햄, 롯데우유, 1979년 롯데쇼핑, 1980년 한국후지필름, 1982년 롯데캐논·대홍기획 등을 출범했다. 또 1978년에는 롯데크리스탈호텔을 건설했다.
한국와 일본을 오가며 그룹을 경영해 ‘대한해협의 경영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홀수달에는 한국, 짝수달에는 일본에 머물렀다.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과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받았다.
△일본 롯데 설립
신격호는 일본에 발을 딛은 지 8년 만인 1948년에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했다.
롯데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속 여주인공 ‘샤롯데’의 애칭인 ‘롯데’에서 따왔다.
이후 신격호의 사업이 번창하면서 1959년 롯데상사, 1961년 롯데부동산, 1967년 롯데아도, 1968년 롯데물산, 주식회사 훼밀리 등 상업, 유통업으로 커졌다. 금새 일본의 10대 재벌로 떠올랐다.
신격호는 유통업뿐 아니라 롯데전자(1971), 롯데리아(1972), 롯데리스(1978), 롯데데이터센터(1985), 롯데엔지니어링(1987) 등을 설립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1972년 롯데 오리온스를 인수해 3대 구단주에 취임하기도 했다. 1992년 신동빈 회장이 지바롯데마린스라고 구단이름을 바꿨다.
△껌으로 사업 시작
신격호는 1944년 일본 와세다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에서 껌 장사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껌사업이 성공해 롯데그룹의 모태가 됐다.
신격호는 과자와 청량음료 등을 비롯해 합성수지 등 거창한 사업계획을 세웠으나 한동안 풍선껌만 만들었다. 사업을 시작한 당시 세계대전 직후였던 만큼 주전부리에 불과한 ‘껌사업’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신격호의 껌사업은 일본에서 풍선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성공을 거뒀다.
|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17년 3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의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