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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알뜰폰사업에 추가된 ‘상생’ 조건, 후발주자 우리은행에 독일까 약일까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4-17 15: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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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위원회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부수업무로 허가하며 ‘상생’이란 단서를 달았다.

KB국민은행에 이어 후발주자로 알뜰폰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우리은행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알뜰폰사업에 추가된 ‘상생’ 조건, 후발주자 우리은행에 독일까 약일까
▲ 금융위원회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을 부수업무로 허가하며 ‘상생’이란 단서를 달았다.

17일 금융위 공시를 보면 국민은행은 알뜰폰사업 ‘리브엠’을 운영하면서 해마다 ‘알뜰폰 시장 내 상생방안 추진현황’이 담긴 운영상황 보고서를 금융위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는 12일 알뜰폰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공식 지정하면서 이 같은 조건을 달았다.

이에 따라 알뜰폰사업을 하는 은행은 구체적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상품 약관 신고 내용 △망도매대가 대기 가격 비율 등 통신상품 가격정책 △기타 자율적 상생방안 추진 현황 등을 작성해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는 은행 같이 자본력이 탄탄한 금융회사가 알뜰폰시장에 진출해 중소형업자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지적을 의식해 이 같은 내용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 등이 모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꾸준히 국민은행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에서도 알뜰폰사업이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된 뒤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은 이날 ‘금융위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 부수업무 허가를 철회하라’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KB국민은행을 통해 통신시장의 메기효과를 노린다고 하지만 실상은 메기가 아닌 ‘상어’를 투입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은행 알뜰폰사업에 추가된 ‘상생’ 조건, 후발주자 우리은행에 독일까 약일까
▲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이에 후발주자로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우리은행에게 알뜰폰사업이 독이 될 가능성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알뜰폰사업에 금융사에서 처음 진출한 만큼 선두주자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우리은행은 이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알뜰폰시장에 발을 들이더라도 진출 초기에 공격적 가격 마케팅으로 신규 고객을 끌어 모으기 힘들 것으로 바라본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요금제 가격을 현재 수준보다 올리겠다는 계획을 금융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사업자보다 높은 가격의 요금제를 내놓고 과당경쟁을 피하겠다는 것인데 상생 조건도 달린만큼 우리은행이 가격 경쟁력을 통해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기는 어려워진 셈이다.

알뜰폰이 당장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도 우리은행에 부담일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크게 줄면서 올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국민은행은 2019년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고객군을 바탕으로 가입자 100만 명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출시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리브엠 가입자는 절반인 50만 명을 넘기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알뜰폰사업을 통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효과’ 등을 바라고 있지만 요금제에 따라 통신사 이동에 예민한 알뜰폰 고객들의 특성상 기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만 차별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알뜰폰 고객을 잡아두는 데 성공한다면 기존 금융상품과 시너지를 낼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여겨진다.

당장 우리은행은 알뜰폰사업을 통해 올해 11월 출시예정인 새로운 ‘슈퍼앱’과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통신 데이터를 금융 데이터와 혼합해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구상하거나 알뜰폰사업을 통해 미래세대 고객을 끌어들여 은행 고객으로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15일 알뜰폰사업 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 공고를 내고 알뜰폰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알뜰폰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계획은 없으며 상반기 안에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며 “수익 추구보다도 고객을 확보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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